북한: 핵실험장 폐쇄, 남북 표준시 통일공개

김정은 위원장은 핵무기 개발이 완성돼 시험을 지속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Image copyright KCNA
이미지 캡션 김정은 위원장은 핵무기 개발이 완성돼 시험을 지속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실험장을 폐쇄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로 했다.

시기는 5월 중이며, 이를 위해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와 취재진도 초청할 방침이다.

한국 청와대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이같은 결정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핵실험장 아주 건재하다'

청와대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정상회담에서 "일부에서 못 쓰게 된 것을 폐쇄한다고 하는데 기존 시설보다 더 큰 2개의 갱도가 있다"며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함경북도 풍계리의 핵 실험장을 폐기하며, 미사일 발사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선중앙통신(KCNA)은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평화" 그리고 "경제 성장"을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지질학자들은 북한의 핵실험장은 이미 사용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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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지금까지 핵실험은 동북부의 풍계리 지하에서 이뤄졌다

북한은 2006년부터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위치한 핵실험장을 가동해 왔으며, 지금까지의 6차례 핵실험 모두 이곳에서 이뤄졌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 당시에는 규모 6.3의 인공지진이 관측되기도 했다.

최근 중국과학기술대학 연구진은 당시의 충격으로 인해 실험장의 지하 갱도가 무너져 더는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결론 내렸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김 위원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한 것이다.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김 위원장의 반응은 그가 해외 언론의 동향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말한 '새로운 시설'은 지금까지 핵실험이 이뤄진 북쪽 갱도가 아닌, 서쪽과 남쪽 갱도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 등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까지도 이곳의 지하 갱도를 넓히는 굴착 공사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정치학 교수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낙관하기 이르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10년 전에도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모습을 공개한 적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아직 비핵화의 방법 등 구체적인 로드맵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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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언제부터 핵을 추구했을까?

'서울과 평양 표준시'

한편, 김 위원장은 현재 서울보다 30분 느린 '평양 표준시'를 앞당겨 서울 표준시에 맞추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27일 평화의집 대기실에 각각 서울과 평양의 시간을 표시한 시계 두 개가 걸려 있는 것으로 보고 "북과 남의 시간부터 먼저 통일하자"고 제안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북한은 지난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기존의 경도 135도 기준이 아니라 127.5도로 표준시를 변경했다.

다음은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의 발표 내용 전문이다.

1. 북한 핵실험장 폐쇄 대외 공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남북정상회담에서 북부 핵실험장(풍계리) 폐쇄를 5월중 실행할 것이며 이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와 언론인들을 조만간 북한으로 초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같은 뜻을 밝히고 "일부에서 못쓰게 된 것을 폐쇄한다고 하는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실험시설보다 더 큰 2개의 갱도가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이같은 북한 핵실험장의 폐쇄 공개 방침에 대해 즉시 환영했고 양 정상은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 초청 시점 등에 대해서는 북측이 준비 되는대로 일정을 협의키로 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핵 실험장 폐쇄 및 대외 공개방침 천명은 향후 논의될 북한 핵의 검증과정에서 선제적이고도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입니다.

김 위원장은 또 "미국이 북에 대해 체질적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와 대화해보면 내가 남쪽이나 태평양 상으로 핵을 쏘거나 미국을 겨냥해서 그럴 사람이 아니란 걸 알게 될 것이다"며 "앞으로 자주 만나 미국과 신뢰가 쌓이고 종전과 불가침을 약속하면 왜 우리가 핵을 가지고 어렵게 살겠느냐"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조선 전쟁의 아픈 역사는 되풀이하지 않겠다. 한 민족이 한 강토에서 다시는 피 흘리는 일이 없어야한다"며 "결코 무력 사용은 없을 것임을 확언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우발적 군사충돌과 확전 위험이 문제인데, 이를 제도적으로 관리하고 방지하는 실효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2. 북한 표준시, 서울 표준시에 통일

김정은 위원장은 서울 표준시보다 30분 늦는 평양 표준시를 서울 표준시에 맞추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간 환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평화의 집 대기실에 시계가 두 개가 걸려있었다. 하나는 서울 시간, 다른 하나는 평양 시간을 가르키고 있었는데 이를 보니 매우 가슴이 아팠다"며 "북과 남의 시간부터 먼저 통일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건 같은 표준시를 쓰던 우리측이 바꾼 것이니 우리가 원래대로 돌아가겠다. 이를 대외적으로 발표해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표준시의 통일은 북측 내부적으로도 많은 행정적 어려움과 비용을 수반하는 문제임에도 김 위원장이 이같이 결정한 것은 국제 사회와의 조화와 일치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미이자 향후 예상되는 남북, 북미간 교류협력의 장애물들을 사전에 제거하겠다는 결단이라 생각합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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