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표준시'는 왜 생겨났고 왜 3년만에 사라질까

지난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 대기실에 걸려 있는 서울과 평양 시계가 서로 다른 시각을 가르키고 있다 Image copyright News 1
이미지 캡션 지난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 대기실에 걸려 있는 서울과 평양 시계가 서로 다른 시각을 가르키고 있다

북한이 5월5일부터 표준시간을 한국과 같게 맞춘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30일 "북과 남의 시간을 통일시키기 위하여" 평양시간을 동경 135º 기준으로 고치기로 결정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북한은 과거에는 서울과 같은 시간대를 사용하다가 2015년부터 동경 127.5º를 기준으로 하는 평양표준시를 사용해왔다. 이는 서울 시간보다 30분 늦다.

북한의 서울표준시로의 복귀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28일 남북정상회담에서 제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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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은 이와 같은 제안의 배경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은) 북남수뇌회담장소에 평양시간과 서울시간을 가리키는 시계가 각각 걸려있는것을 보니 매우 가슴이 아팠다고 하시면서 북과 남의 시간부터 먼저 통일하자고 언급하시였다"라고 전한다.

북한은 왜 시계를 30분 늦췄을까?

2015년 당시 북한은 평양표준시를 도입하면서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일제의 100년 죄악을 결산하고 우리나라에서 일제식민지 통치의 잔재를 흔적도 없이 청산하며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의 존함으로 빛나는 백두산 대국의 존엄과 위용을 영원토록 떨쳐나가려는 것이다."

북한의 설명에도 일리는 있다. 한반도에 처음으로 서양식 시간제도가 도입됐던 1908년 대한제국 시대에는 표준시 기준을 동경 127.5º로 삼았다.

그러나 1910년 한일합방 이후 일본의 표준시 기준인 동경 135º으로 바뀌었고 그 이후로 잠깐을 제외하면 실용성 등을 이유로 한국의 표준시는 일본과 동일하게 맞춰졌다.

당시 몇몇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북한이 이제 남과 북이 사실상 다른 국가임을 인정하고 나아가겠다는 '투 코리아'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이미지 캡션 지난 2015년 경기 파주 남북출입사무소 전광판에 북한표준시 변경으로 인한 개성공단 입출경 시간 변경 안내가 표시되고 있다.

"김정은의 투 코리아 전략은 최근 표준시간 변경에서 정점을 찍고 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15년 당시 매일경제에 기고한 글에서 말했다.

"정치적 경제적 분단을 이제는 일상의 분단으로 완성하겠다는 의도다. 남북이 서로 다른 나라라는 인식을 강조함으로써 민족이 아닌 상호 국가성의 강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왜 3년만에 다시 한국표준시로 돌아왔을까?

김 교수는" 당시 북한이 한국의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겪으면서 남북관계에 큰 기대나 희망을 갖지 않았기 때문에 독자적인 표준시를 제정했던 것"이라고 BBC 코리아에 말했다.

그렇다면 왜 북한은 3년만에 다시 한국표준시로 복귀했을까? 김 교수는 두 가지 가능성을 말한다.

하나는 "호방한 성격의 독재자"인 김정은 위원장이 즉흥적으로 제안을 했을 가능성이고 다른 하나는 남측과의 경제적 협력을 염두에 둔 실용적인 접근법을 취하기 시작했을 가능성이다.

"'투 코리아' 전략을 (구사하면서도) 남쪽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건 얻어내겠다, 경제적 협력을 마다할 이유는 없지 않겠느냐는 것일 수도 있죠." 김 교수는 말한다.

북한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회는 국가표준시 변경에 단 5일의 준비기간을 두었고 5월5일부터 바로 한국표준시간대에 복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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