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타고 유럽 여행...현실화 가능한가

임진강 역에 세워져있던 평양으로 가는 방향 표지판 Image copyright 뉴스1
이미지 캡션 임진강 역에 세워져 있는 평양행 방향 표지판

"평창 가는 고속 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환담장에 도착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내 화제가 된 말이다.

철도타고 개성 건너 유럽여행 구상 화제

판문점 선언에 '동해, 경의선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를 통해 철도와 도로 연결이 포함됨에 따라 이를 어떻게 구현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후 네티즌 사이에선 '철도타고 유럽여행' 관련 검색어가 오르내리고 있으며, 철도주도 상승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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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광명역 유라시아 고속열차 가상열차표 예매소에서 한 가족이 파리행 가상 티켓을 받고 있다

광명시가 구정에 실시했던 '광명-파리 유라시아 대륙철도' 가상 티켓 배포 이벤트 당시 티켓도 다시 인스타그램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 가상티켓의 일정은 광명역을 출발해 개성을 거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역과 모스크바 역을 지나 프랑스 파리에 도착하는 것이다.

부산에서 유럽까지 기차 타고 갔던 사람들

실제로 남과 북이 갈라지기 전에는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개성을 거쳐 유럽까지 갈 수 있었다.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선수도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출전시 이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이용했다. 올림픽 개막을 약 두 달 앞둔 6월, 손기정은 서울역에서 출발해 2주간의 여정 끝에 베를린에 도착했다.

손기정 선수는 열차가 멈출 때마다 몸이 굳어지지 않도록 내려서 철길을 따라 뛰었다고 한다.

지난 2015년 손기정기념재단은 당시 그가 부산에서 모스크바를 거쳐 베를린까지 들어간 대륙횡단 열차 티켓을 공개하기도 했다.

조선 시대 여성 최초로 유럽 여행길에 올랐던 나혜석 역시 1927년 서울역에서 프랑스로 떠났다.

한반도와 유라시아 대륙을 관통하는 대륙 열차 구상 자체는 '상상' 만은 아니다.

그러나 분단 60여 년 세월 동안 남과 북의 교통망은 완전히 달라져 버렸다.

부산- 개성- 파리까지 기차 타고 여행은 정말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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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손기정 기념사업회가 2015년 공개한 손기정 유럽행 열차표

실행 가능성 높은 구간?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9일 열린 남북정상회담 추가브리핑에서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여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 나가기로 하였다"라고 밝혔다.

이미 코레일은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을 전담하는 '남북 대륙 사업처'를 신설해 동해·경의선 운행 재개를 위한 실무 작업을 벌여왔다.

남과 북의 철도를 연결할 수 있는 노선은 경의선·경원선·금강산선·동해선이다. 경의선이 남북 철도가 연결돼 있다.

언급된 동해선은 부산에서 출발해 포항~삼척~원산~함흥-나진~러시아 하산으로 연결된다.

이 동해선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연결되면 유럽까지 갈 수 있다.

우선 미연결 구간은 남측 동해선 강원도 강릉-제진 110km 구간이 있다. 남측 구간이어서 유엔 대북제재 해제 여부와 상관없이 추진 가능하다.

경의선 개량 역시 운행 가능성이 높은 부분이다. 경의선은 2003년 공사가 끝나 화물열차가 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이후 남북관계가 틀어져 10여 년간 중단된 상태다.

국토부는 2000억원 정도의 예산을 투입하면 경의선 전 구간에 평균 시속 50km 열차가 다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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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지난 17일 열린 동해북부선 연결 추친위원회 발족식에서 전시된 부산-베를린 승차권

걸림돌 1: 남-북간 철도 시설 차이 심해

철길이 연결된다 해도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남쪽에서 출발한 기차가 무리 없이 북한 철길을 이용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철도 노후화가 심각해 여객열차 속도는 시속 40-50km, 화물열차는 20km 수준에 불과하다.

철길 중에는 통나무를 그대로 침목으로 사용하는 곳도 있어 제대로 유지보수도 되지 않고 있다.

전력도 문제다. 북한은 전기가 부족해 열차 운행에 어려움이 있다.

걸림돌2: 천문학적인 재원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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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도라산역이 표기된 철도 지도

국책기관과 민간 연구소 등에 따르면 철도 연결에만 약 2조원의 공사비가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 고속철도 건설에도 최소 10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평가된다.

남북협력기금은 지난달 기준 1조 6182억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러시아 등의 자본을 이용해 사업을 진행하는 방법 등도 꼽히고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9일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남북철도 연결 등에 러시아가 참여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바 있다. 문 대통령 역시 러시아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러시아는 철도 연결 등을 통해 한반도에 육로로 액화천연가스를 수출할 구상을 하고 있다.

걸림돌3: 국제 제재

북한에 투자금 조달이 가능하려면 국제 제재도 해결돼야 한다.

정부는 1초 6천억원 규모의 경제협력기금이 비축해놓고 있지만 이를 북한 관련 사업에 이용하려면 은행이나 국제기구의 협력이 필요하다.

아시아개발은행, 세계은행 등의 협조도 필요하기 때문에 경제제재 해제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앞으로 있을 북-미 정상회담 결과도 지켜봐야 한다.

이에 국토부는 남북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이행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해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세우고 추진 체계도 구성할 예정이라 밝혔다.

청와대 역시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와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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