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확성기: 55년 만에 완전철거

지난 27일 남북 정상은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의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기로 했다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지난 27일 남북 정상은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의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기로 했다

남북 군사분계선 일대의 확성기가 철거된다. 한국 국방부는 1일 판문점 인근에 설치된 확성기를 철거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연합뉴스는 1일 한국군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도 최전방지역에 설치된 대남 확성기 방송시설을 철거하는 동향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50년이 넘도록 남북 간 '심리전'에 사용됐던 확성기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지난 27일 남북 정상은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국방부는 30일 브리핑에서 남북정상회담의 '판문점 선언'의 후속조치로 "군사분계선 일대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을 철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북은 군사분계선을 따라 각각 40여 대의 대형 확성기를 운용해 왔다.

애초 다음 달 열리는 군사회담에서 철거 일정을 논의할 것이란 분석이 많았는데, 남측이 먼저 시행에 옮겼다.

이에 대해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한 초보적 단계로서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 먼저 시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북측도 곧 확성기를 철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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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한국의 육군 장병들이 1일 경기도 파주 민간인 통제구역에 설치되어 있는 확성기를 철거하고 있다

1. 언제부터 시작됐나?

확성기 방송은 남북의 긴장관계에 따라 중단과 재개를 되풀이했다.

1962년 먼저 북한이 휴전선에 확성기를 설치했고, 이듬해 한국도 서해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다.

그러다 1972년 남북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상호 비방, 무력도발 금지 등을 포함한 '7.4 남북공동성명'을 채택하면서 확성기 방송도 중단했다.

하지만 1980년대 들어와 '아웅산 폭탄 테러' 사건 등으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확성기 방송도 다시 시작됐다. 이때부터 양측은 대형 전광판을 설치하고, 전단을 뿌리는 등 본격적인 '심리전' 활동에 들어간다.

이러한 긴장관계는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소 완화됐고, 정상회담 후속조치로 2004년 열린 고위급회담에서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6년 뒤 천안함 침몰 사건을 계기로 남측은 다시 확성기를 가동해 북에 대북 라디오 방송을 틀었다. 그러다 보름 만에 다시 양측이 합의해 방송을 중단했다.

지난 2016년 1월 북한의 핵실험 직후 대북 확성기도 다시 가동됐다. 그리고 약 2년 3개월 만인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중단됐다가 55년 만에 완전 철거를 앞두고 있다.

2. 국제뉴스, 날씨부터 케이팝까지

국방부의 '확성기 방송'에는 국제뉴스, 일기예보뿐만 아니라 최신 한국가요 등도 포함됐다.

지난 2017년 한국 국군심리전단이 국회에 제출한 '대북 확성기를 통한 한국가요 현황'에 따르면 한국 가요 100여 곡이 확성기를 통해 북한에 송출됐다.

가장 많이 송출된 곡은 가수 방미의 '날 보러와요'며, 인순이의 '거위의 꿈', 나훈아의 '부모', 이적의 '걱정 말아요 그대' 등도 자주 틀었다.

또 빅뱅, 소녀시대 등 케이팝 아이돌의 곡도 자주 송출됐다. 또 북한 인권단체들을 통해 북한 내 인권상황을 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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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1일 인천 강화군 석모도 앞바다에 북한 인권단체들이 북에 보내려고 쌀과 USB 등을 담은 페트병이 떠내려 가고 있다

그 때문에 북측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강하게 비판했으며 고위급 회담의 핵심 의제로 등장하기도 했다.

한편, 탈북자동지회 등 북한 인권단체들은 '판문점 선언'에 북한 인권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반발하며, 전단살포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FNK)' 대표는 BBC 코리아에 확성기가 철거되면 "북한 주민의 알 권리와 철책선 북한 군인들의 관심사가 사라질 것이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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