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수다쟁이'로 등극한 김정은 위원장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후 공동기자회견 하는 모습 Image copyright News1
이미지 캡션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후 공동기자회견 하는 모습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이전까지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농담을 하며 어색함 없이 대화를 이어나갔고, 민감한 주제일 수 있는 북한의 낙후된 상황도 스스럼없이 이야기했다.

한국 네티즌들은 이런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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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김정일, 김일성의 동명이인으로 사는 것은 어떨까?

다양한 밈(meme)과 별명의 탄생

SNS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을 대상으로 한 밈(meme)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정상회담 전 SNS에 올라온 김정은 위원장의 사진들은 대부분 무표정에 정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반면,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위원장의 사진은 웃는 얼굴에 긍정적인 모습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을 일컫는 별명들도 탄생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대화를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모습을 보고는 '수다쟁이', '투머치토커(말이 많은 사람)' 등 별명을 붙이는 네티즌도 있었다. 또 김 위원장의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져왔다"는 발언이 회자되자 '배달의 민족', '평양냉면 프로영업러'라는 별명을 붙이는 네티즌도 있었다.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동지' 김정은

북한 지도자가 이렇게 친근하게 다뤄진 적은 많지 않다.

북한 관영매체는 김정은 위원장을 지칭할 때 '경애하는 최고령도자동지' 또는 '조선로동당 위원장이시며 조선민주주의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같은 극존칭을 사용한다.

한국 언론이나 SNS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은 무표정의 모습으로 포착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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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5% '김정은 신뢰한다'

MBC는 정상회담 중 김정은 위원장의 행동과 발언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17.1%가 매우 신뢰가 간다고 답했고 긍정 평가는 77.5%에 달했다.

통계적 방법론에 따라 다르게 나올 수 있는 수치지만 이 같은 내용의 설문이 이루어지고 긍정적인 대답이 대부분이었다는 점은 여전히 이례적이다.

또 한국갤럽이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 "북한이 변했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53%로 지난 1월에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를 대변이라도 하듯, SNS상에서 김정은과 북한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경우는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단적인 예로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SNS에서 '김정은'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정상회담 이전에 올라온 사진은 대부분 정적이고 진지한 데 반해 정상회담 이후 올라온 사진은 대부분 역동적이고 밝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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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SNS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에서 정상회담 이후 가장 인기 있는 #김정은 영상과 사진 캡쳐

또 글의 경우, 정상회담 이전 글은 우려와 분노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데에 반해 정상회담 이후 글은 유머와 기대감에 초점이 맞추어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겨레, 조선일보, 연합뉴스, 중앙일보 등 한국의 주요 언론사들은 일제히 김정은과 북한을 바라보는 국민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과 북한에 대해 평소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던 대표적인 보수단체인 한국자유총연맹 역시 30일 성명서를 내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동 발표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을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정은의 이미지가 지나치게 미화되고 있다며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에서 "남북이 좋은 관계로 발전하는 것은 좋으나 김정은이라는 살인마를 미화시키는 방송을 자제 바란다"라는 청원이 올라오는가 하면, 자유한국당의 장제원 수석대변인 역시 언론을 향해 "자제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장 수석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반도 평화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만나더라도 이렇게 미화해서는 안 된다. 김정은과 북한의 실체를 직시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글은 한국 주요 언론 및 다수 SNS 사용자들의 사진과 글에 기반해 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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