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와주, 미국 내 가장 엄격한 낙태금지법 가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미국 내에서 낙태권을 둘러싼 분쟁이 더욱 커지고 있다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미국 내에서 낙태권을 둘러싼 분쟁이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의 아이오와 주정부가 태아 심장 박동이 감지되면 낙태를 금지하는 낙태금지법을 킴 레이놀즈 주지사에게 제출하고 서명을 기다리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태아의 심장 박동이 시작되는 임신 6주째부터 낙태 대부분이 금지되게 된다며, 미국내 가장 엄격한 낙태금지법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공화당 소속인 킴 레이놀즈 주지사는 이 법안에 서명할 것인지에 대해서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아이오와 공화 당원들은 임신 20주에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아이오와주 낙태금지법, 무엇이 바뀌나

소위 '하트비트(심장박동)' 법안에 따르면 낙태를 원하는 모든 여성은 태아의 심장 박동을 측정하기 위해 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한다. 만일 태아의 심장박동이 감지된다면 낙태 수술을 받을 수 없다.

미국 공화당 대변인 섀넌 룬드그렌은 아이오와주의 일간지 'The Waterloo-Cedar Falls Courier'에 "(아이오와주의 새로운 낙태금지법 추진에는) 이유가 있고 이는 낙태 반대를 추진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아이오와주의 또 다른 공화당 하원의원 던 페텐길은 CBS 뉴스에 "우리는 심장이 뛰기 시작하면 생명을 얻고, 심장이 멈추면 죽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간과 근친상간과 같은 예외적인 경우는 제외될 예정이다.

한국의 낙태금지법

한국의 낙태금지법도 이러한 예외적인 경우는 제외하지만, 이외의 모든 경우는 낙태를 불법으로 간주한다.

1953년부터 법에 따라 한국에서 낙태 여성은 징역 1년 이하에 처하거나 2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해야 하고, 낙태 시술 의사도 2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게 되어있다.

이에 작년 9월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낙태죄 폐지와 자연유산 유도약(미프진) 합법화 및 도입을 부탁한다"는 낙태죄 폐지 및 낙태 합법화 청원이 펼쳐졌고, 23만 명 이상이 참여해 국민 청원 '2호 답변'으로 채택됐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 작년 11월 26일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은 청와대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현행 법제는 모든 법적 책임을 여성에게만 묻고 국가와 남성의 책임은 완전히 빠져있다"며 "중단된 임신중절 실태조사부터 해 임신중절의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낙태죄 폐지 여부는 위헌 심판 공론화와 사회적 법적 논의를 거쳐서 결정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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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이 청와대 홈페이지 및 소셜미디어를 통해 낙태죄 폐지 청원에 답했다

하지만 조 수석이 낙태 문제의 대책으로 제시한 '입양 문화 활성화'는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 될 수 없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국민청원 이후 아직까지 한국의 낙태금지법에 대한 변화나 개정된 사안은 없다.

반대의 목소리

민주당 소속 베스 웨셀-크로이셀 하원의원은 20일 아이오와주 하원 본 회의장에서 새로운 낙태금지법안에 반대하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나이, 소득, 인종에 상관없이 모든 여성은 낙태를 포함해 정치적, 경제적 장벽 없이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오와의 가족계획클리닉(Planned Parenthood)과 미국시민자유연합(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도 이 법안에 반대 견해를 밝혔다.

가족계획클리닉의 공무부장 에린 데이비슨-리피는 처음 새로운 낙태법안이 논의된 이후 2월 발표된 온라인 성명에서 "낙태를 금지하려는 이러한 극단적인 시도는 의학 및 법적 기준뿐만 아니라, 미국 국민들 사이의 상식과 여론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낙태금지법안인 '하트비트'법은 사실상 안전하고 합법적인 낙태를 금지하는 것이며, 이제껏 수십 년간 여성의 임신 및 낙태 권리를 위해 싸워온 노력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 건강 정책 단체인 비영리 연구기관 구트마허연구소(Guttmacher Institute)는 BBC에 이가 "미국 내 가장 엄격한 낙태금지법"이라고 말했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이 법안이 헌법에 의도적으로 어긋난다고 주장해왔다.

이전 낙태금지법에 대한 '도전'?

레이놀즈 주지사가 이 법안에 서명할 경우, 임신 6개월까지 임신중절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한 지난 1973년 연방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례를 뒤집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로 대 웨이드' 판례에 도전하는 것을 환영했다.

공화당 상원의원 제이크 챔프만은 "미국 대법원이 새로운 낙태금지법안을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기 위한 수단으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여러 주가 낙태금지법을 제정하거나 최근 수십 년에 걸쳐 엄격한 제한을 두어왔지만,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일부 보수파들은 이에 새로운 법안 통과를 기대하고 있다.

공화당의 릭 버트랜드 상원의원은 "우리는 '로우 대 웨이드' 판결을 해결할 기회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아이오와주는 미시시피주와 켄터키주를 포함해 낙태에 대해 엄격한 법적 제한을 두고 있는 주 중 하나다.

논평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낙태 금지를 지지하며 낙태 금지가 중요한 문제임을 시사해 공화당이 이를 기회로 삼고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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