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 트럼프가 비핵화에 합의하면 무엇이 남을까?

마이크 폼페오 당시 CIA 국장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Image copyright The White House
이미지 캡션 마이크 폼페오 당시 CIA 국장(왼쪽)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비핵화에 관한 물밑 협상이 현재까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여러 채널을 통해 나오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이 미국 중앙정보국(CIA) 관계자와 핵 전문가들이 방북했다면서 전면적인 핵 폐기 의사를 밝혔다고 3일 보도했고 동아일보도 북미가 "2020년 말까지 비핵화를 완료하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4일 보도했다.

때마침 마이크 폼페오 신임 미 국무부 장관은 취임식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기존 입장을 한층 강화시킨 듯한 발언을 했다.

과거 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면서 기존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의 '완전한(complete)'을 '영구적(permanent)'으로 바꿔 말한 것.

장관 취임 전에 비밀리에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난 폼페오의 이런 발언은 미국이 북한과의 물밑 핵 협상에서 상당한 자신감을 얻었다는 인상을 준다.

트럼프, '북미회담 장소로 판문점 어때?'

미 국무장관, 비핵화 '실질적 기회' 찾아왔다

'검증'이 관건

하지만 비핵화에 대해 트럼프와 김정은이 전격 합의를 이루더라도 최후의 난관이 남아있다. 바로 '검증'의 문제다.

지금까지 북한 비핵화 문제에 관한 모든 노력은 이 검증 단계를 넘기지 못해 실패했다.

제1차 핵 위기로 일컬어지는 1993년 북한의 핵확산방지조약(NPT) 탈퇴는 영변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특별사찰 문제로 인한 것이었다.

2008년의 6자회담은 영변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장면이 생중계될 정도로 진척됐지만 이후 검증 과정에 대한 협상에서 더 나아가지 못해 결렬됐다. 시료 채취에 대한 미국과 북한의 심각한 입장 차이 때문이었다.

미국은 시료 채취를 비핵화 검증 방법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북한은 비핵화 다음의 핵 폐기 시점에서 시료 채취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한국 외교부 장관이었던 송민순은 자신의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당시 북한이 샘플 채취를 거부한 것은 이를 허용할 경우 북한의 과거뿐만 아니라 미래의 핵 능력까지도 노출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북한의 정확한 핵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미국이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시료 채취를 허용하여 자신이 가진 패를 모두 내놓게 되면 미국이 협상을 파기할 수도 있다는 의구심을 북한이 갖고 있었던 것이다.

동아일보는 미국과 북한이 "핵 시설과 기존 핵무기 폐기에 대한 검증 강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북핵 문제가 이번에야말로 마무리지어질 수 있는가는 바로 여기에 달렸다.

관련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