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싱가포르인가 판문점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Image copyright JUNG YEON-JE/AFP/Getty Images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가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이에 관한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북미 정상회담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날짜와 장소가 정해졌다. 곧 발표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흘이 지나도록 트럼프의 트위터나 백악관 등에서 정상회담 장소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북한과의 협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또한 마찬가지의 견해로 백악관 관계자와의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백악관 관계자하고 저녁 식사를 했었는데... 왜 장소, 시간이 안 나오느냐 그랬더니, 거의 다 돼 있고 발표의 문제인데 (7일, 8일 사이에) 발표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문 특보는 7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백악관 자체는 (결정이) 돼 있는데 마지막 조율을 하는 것 같아요... 아마 그건 시간보다는 장소가 이제 더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초기에는 몽골의 울란바토르와 북한의 수도 평양을 비롯한 너댓 개 정도의 후보지가 언급됐다가 현재는 판문점과 싱가포르로 후보군이 압축된 상태다.

대체로 판문점은 장소의 상징성에, 싱가포르는 장소의 편리함과 상대적으로 덜한 부담감으로 주목을 받는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싱가포르를 선호하지 않는 것이 아직까지 장소가 발표가 되지 않는 원인일 수 있다고 말한다.

"(북한이) 이동수단이 안전하지 않아서... 싱가포르까지 장거리 이동을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갖는 것 같습니다." 고 교수는 BBC 코리아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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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싱가포르를 선호하지 않는 것이 아직까지 장소가 발표가 되지 않는 원인일 수 있다고 말한다

"미국에서는 특정 지역으로 결정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하겠다고 여러 차례 얘기한 것 같은데 북한과 협의 과정에서 최종적인 결정에 이르지 못한 것 아닌가 생각됩니다." 고 교수는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장소가 어디로 결정되느냐에서 이미 정상회담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다고도 본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하면 판문점만한 장소가 없다"고 말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치에서 받고 있는 압박에 대해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무조건 성공으로 만들어야... 국내에 정치적으로 잘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김 교수는 8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싱가포르가 계속 물망에 오르는 것은 미국의 관료들이 회담이 실패할 경우를 우려하기 때문 아니냐는 것이 김현욱 교수의 시각.

"문제는... (정상회담이) 실패할 경우에 과연 판문점에서 발을 빼고 돌아올 수 있겠느냐. 그러한 우려를 밑에 있는 관료들은 우려하는 것이고 그래서 싱가포르를 게속해서 주장하는 거라 막판 조율이 지금 되고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물밑 협상의 진척 여부에 따라 정상회담 장소가 평양까지도 가능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의제를 계속해서 미국이 확대해 왔잖아요. 그리고 (미국이) 요구하는 조건이 더 많아졌지 않습니까?" 김 실장은 7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마이크 폼페오 신임 미국 국무부 장관이 기존에 말하던 '완전한 비핵화(CVID)' 보다 더 높은 단계의 표현으로 보이는 '영구적인 비핵화(PVID)'란 표현을 쓴 것과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북한의 생화학 무기까지 영구적으로 폐기할 것을 언급한 것을 의미한다.

"북한이 그 부분 받아들이겠다라고 하면 판문점으로, 더 많이 받아들이겠다라고 하면 평양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김 실장은 말했다.

장소와는 무관하게 심지어 회담이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성공으로 포장은 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실체에 있어서도 성공이 안되더라도 정 안 되면 최소한 성공으로 포장이라도 할 겁니다."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은 8일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과거 6자회담에서 활약한 베테랑 외교관인 송 전 장관은 그 이유를 국내 정치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정치가의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정치 흥행을 위해서는 뭐든지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송 전 장관은 말했다. "김정은 북한 위원장도... 이제 핵무기는 됐고 미국하고 잘해서 경제를 발전시켜야 된다 하는 이런 걸 또 만들어야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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