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미연합훈련은 군사 도발' 남북고위급 회담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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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6일 예정된 남북고위급회담을 중단하겠다고 16일 새벽 한국에 통보했다. 현재 한국과 미국이 함께 실시 중인 공군 훈련을 문제삼았다.

북한은 16일 오전 0시30분께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명의로 한미연합공군훈련 '맥스선더'를 이유로 회담을 무기 연기한다고 통지했다고 정부는 밝혔다.

맥스선더는 한국과 미국 공군이 2009년부터 매년 2회 실시해 온 연합공군훈련이다.

북한은 특히 이번 훈련에 스텔스 전투기 F-22와 전략폭격기 B-52가 참가한 것을 문제삼았다.

"이번 훈련은 판문점선언에 대한 로골적인 도전이며 좋게 발전하는 조선반도정세흐름에 역행하는 고의적인 군사적도발이다." 북한의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오전 3시경 발행한 보도에서 이렇게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고위급회담의 중단에 대한 책임이 한국에 있다면서 미국에 대해서도 북미정상회담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통일부 대변인 백태현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북한의 발표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조속히 회담에 호응할 것을 촉구했다.

'협상 주도권 위한 압박용'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회담 중단이 한국·미국과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압박용이라고 분석한다.

"북한이 비핵화의 전제로 군사적 위협 해소, 체제안전보장 두 가지가 충족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미연합훈련에 압박을 받는 것 같다." 고유한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이렇게 말했다.

"판문점 선언이 만들어지는 등 국면이 전환된 상황에서 '예전과 똑같이 가면 곤란하다'는 메시지를 남한과 미국 모두에 전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북한의 이번 회담 중단 발표의 톤이 절제돼 있는 것에 주목한다.

"과거의 발표 내용들과 비교를 해보면 (북한이) 극도로 자제하고 있습니다." 김동엽 실장은 BBC 코리아에 말했다.

"(외무성 등의 부처) 성명이나 담화도 아니고 문답도 아닌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김 실장은 맥스선더 훈련이 이미 11일에 시작됐고 12일에는 외무성 공보를 통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발표했던 것을 지적하면서 "무엇인가 다른 이유, 불만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태영호 전 공사의 발언이 원인이라는 견해도

김 실장은 오히려 지난 14일 있었던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의 국회 발언이 북한의 이러한 '경고'를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태 전 공사는 14일 국회에서 의원들 주관으로 이뤄진 강연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불가능하며 "이것이 실질적으로 가능하게 하려면 북한이 붕괴한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고위급 회담 중단을 발표한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는 "천하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선언을 비방중상하는 놀음도 버젓이 감행하게 방치해놓고있다"고 말한다.

"(북한은) 최고존엄과 체제문제에 대해서는 (훈련은 묵인하더라도) 오히려 그냥 넘기기가 어렵습니다." 김 실장은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할 말도 못하고 그냥 넘어가면 향후 협상국면에서도 기선제압을 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만은 이야기하겠다는 것으로 봅니다."

김 실장은 북한의 발표의 톤이 절제돼 있다는 점을 들어 향후 북미정상회담과 비핵화 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분위기는 그대로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계관 '일방적 핵포기만 강요하면 북미회담 재고'

한편 김계관 북한 외무부 부상은 같은날 정오께 담화를 내 미국이 "일방적 핵포기"만 강요할 경우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이 우리가 핵을 포기하면 경제적보상과 혜택을 주겠다고 떠들고있는데 우리는 언제한번 미국에 기대를 걸고 경제건설을 해본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런 거래를 절대로 하지 않을것이다." 김 부상은 담화에서 말했다.

또한 김 부상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들의 북핵 정책을 답습할 경우 "이전 대통령들이 이룩하지 못한 최상의 성과물을 내려던 초심과는 정반대로 력대 대통령들보다 더 무참하게 실패한 대통령으로 남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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