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리비아 모델', 협박인가 회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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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핵 협상 관련 18일 발언을 둘러싼 언론의 해석은 양극으로 엇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리비아 모델은 우리가 북한에 대해 생각할 때 갖고 있는 모델이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내외 언론은 이 발언과 관련해 엇갈린 해석을 내놓았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핵 협상을 마치면 북한의 독재자 김정은이 권좌를 지킬 수 있으리라고 안심시키다"라는 헤드라인을 썼다.

반면 영국 언론인 가디언은 "김정은에게 보내는 트럼프의 경고: 협상을 하지 않으면 카다피와 같은 운명을 맞을 것"이라는 헤드라인을 썼다.

대체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말을 했길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리비아 모델' 언급에 대해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 자체가 결렬될 수 있다고 반발한 이후 나온 것.

볼턴이 말하는 리비아 모델이란 흔히 비핵화를 먼저 하고 체제보장 등의 보상을 나중에 받는 것을 일컫는다.

핵 개발을 추진하던 리비아의 당시 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선택한 방식이라 리비아 모델이란 이름이 붙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방식을 가리키며 "리비아 모델을 카다피와 같이 보면, 그건 완전 학살이었다"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리비아에 들어가서 카다피를 때려눕혔다. 리비아 모델은 우리가 협상을 이루지 못하면 적용될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이다. 그러나 협상이 이뤄지면 김정은은 매우 매우 행복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리비아 모델'

볼턴이 말하는 리비아 모델과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리비아 모델은 다르다.

볼턴이 말하고 있는 통상적인 의미의 리비아 모델은 '선 비핵화 후 보상'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2011년 리비아에서 시민군이 봉기하자 미국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가 개입하여 결국 카다피의 실각 및 살해로 이어졌던 것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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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언급된 리비아 모델은 매우 다른 협상이다. (이 협상이 이뤄지면) 김정은은 거기서 자신의 나라를 운영하게 될 것이다. 그의 나라는 매우 부유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때문에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 리비아처럼 될 수 있다는 발언에 집중한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전반을 '협박'으로 묘사했고, 협상에 성공하면 체제보장을 해주겠다는 발언에 집중한 워싱턴포스트는 이를 '유화'로 해석한 것이다.

다가오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린 많은 걸 하길 바라고 있고 그(김정은) 또한 많은 걸 하길 바란다. 나는 우리가 결국 좋은 관계를 갖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회담을 갖고 거기서 뭔가 나온다면 말이다. 그리고 그는 매우 강력한 보호를 받게 될 것이다."

어디까지 체제를 보장할 것인가?

북한이 여러 차례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불신을 표출한 까닭 중의 하나는 비핵화에 합의했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리비아의 카다피 사례를 보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북한이 절대로 완전한 비핵화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미국도 세계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를 자처했던지라 최악의 독재국가라는 평을 듣곤 하는 북한의 체제보장을 쉽게 약속하기가 어려웠고 이는 매번 북핵 협상이 결렬되는 원인 중 하나였다.

다가오는 북미 정상회담의 화두는 결국 미국이 얼마만큼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보장'을 제공할 수 있느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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