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핵화 '일괄타결이 낫다' 트럼프 발언의 의미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한국 문재인 대통령 Image copyright Reuters
이미지 캡션 미국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한국 문재인 대통령

22일(현지시간) 한국 문재인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비핵화 방식에 대한 언급을 둘러싼 해석이 분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북한 비핵화 방식을 직접 언급하면서 "일괄타결(all-in-one)이 바람직하다"는 미국의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어 "일괄타결이 더 낫다"라는 표현을 사용해, 북한 비핵화 방식은 무조건 핵폐기 절차를 완료할 때까지 일체의 보상이 없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미국의 강경한 기존 입장보다는 약간의 유연성을 내비친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반면 표현이 조금 다른 건 협상으로 가는 과정에서의 줄다리기일 뿐 중대한 정책 변화는 아니고, 이미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물밑 대화에서 진행되고 있을 협상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의견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지만 꼭 (일괄타결이어야) 할까? 완전히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모호한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지난 16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일방적인 핵 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유연성 보였다' vs '큰 의미 없다'

뉴욕타임즈는 "트럼프가 당장 비핵화를 요구하는 입장에서 한걸음 물러났다"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실었다.

뉴욕타임즈는 트럼프 대통령의 표현은 그가 단계적 비핵화에 "문을 연 것"이라며 이는 기존에 그 어떤 반대급부 없이 완전한 비핵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으로부터 "한걸음 물러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나아가 "유연성의 암시(hint of flexibility)"라고 했지만 정책의 변화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우려도 제기했다. 6월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불과 3주 정도 남긴 시점에 수개월째 북한 비핵화에 대해 고수해온 입장을 쉽게 번복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백악관이 아직도 협상 전략에 있어 왔다 갔다 한다는 것이다.

대북특사 경험이 있는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트럼프 대통령이 많이 물러서준 거다"며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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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확대 해석이라는 의견도 있다. 오준 전 유엔대사는 BBC 코리아에 "미국은 북핵 비핵화 협상에 있어서 한번도 단계적 타결이 가능하다고 얘기한 적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일괄 타결 표현이 "특별히 놀라울 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히려 단계적인 타결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이해해야 할 것 같다"라고 해석했다.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도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얘기하고 하는 건 일종의 보여주기라며 "회담을 앞두고 자기네 입장을 강화하기 위해서 그러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일종의 관성으로 인해서" 어깃장을 놓은 거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그때 그때 대응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체제 안전 보장' 언급은 긍정적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비핵화 방식 외에도 체제 안정 보장도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할 경우 김정은 정권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그(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다. 우리는 처음부터 그 부분을 얘기해왔다"며 "그는 안전할 것이고 행복할 것이며 그의 나라는 부유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최근 담화에서 미국이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 공갈을 끝장내는 것'이 비핵화를 위한 선결조건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한 응답으로 보인다.

박지원 의원은 CBS에 이전에 "트럼프 대통령 입에서 체제 보장 얘기는 안 나오고 경제 지원 얘기만 나왔던 점"을 지적하며 "이번에 제일 큰 소득은 북한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체제 안전 보장을 하겠다는 말이 나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체제 안정 보장'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는 주장도 있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연합뉴스에 "시혜를 베풀듯이 정치적 선언 선에서 체제보장을 마무리하는 듯한 느낌을 북한이 가질 수 있다"며 "북한은 안보 영역에서의 좀 더 진전된 안을 내심 기대했을지도 모르지만, 거기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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