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취소 결정, 앞으로 한국의 역할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공개서한에 대해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이가 드러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공개서한에 대해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이가 드러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내 북한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결정에 대해 "북한의 입장에 따라 재개될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공개서한에 대해서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이가 드러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현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중재자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트럼프가 작성한 서한을 보면 결국 최근에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펜스 부통령을 비판한 것, 그런 것들이 아마도 트럼프 정부 내부에서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늘어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 최근 북한과의 주도권 싸움, 그리고 틈을 좁히지 못한 북미 간의 견해차, 그리고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최근 미국 내 회의론이 점점 늘어났다는 점, 아마 이런 복합적인 이유로 지금 상태로 북미 정상회담을 해도 정상회담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트럼프가 내린 것 같다.

서한의 내용처럼 현재 단계에서는 정상회담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했고, 하지만 동시에 북한에 상당히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북한이 경제적 번영을 위한 '아주 좋은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다만, '지금은 취소'하지만 이것이 '완전한 취소'는 아니다. 북한의 입장변화가 있으면 재개될 수 있다는 그러한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성명도 미국에 호의적이고 북미 정상회담을 상당히 원한다는 그러한 메시지를 전달했기 때문에 추후 긍정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지금 보면 결국 (북미 간) 입장 차이가 조율이 안 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비핵화) 일괄타결안과 단계적 비핵화를 놓고 북미 간의 입장차이다. 이것이 먼저 조율돼야 한다.

또 하나는 미국이 주장하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다. 결국, 북한 입장에서는 사찰단을 받고, 검증을 받아야 하는데 북한 입장에서는 민감한 문제다.

이 두 가지 사안이 좁혀져야 하는데, 여기서 아마도 중국이 됐든 한국이 됐든 다시 중재 노력이 있을 것이다.

김계관 성명을 봐서는 북한이 상당히 입장을 누그러뜨린 상황이기 때문에 실무회담부터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 정부는 남북 간 핫 라인을 통해 북한이 입장을 조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배제되었던 중국이 오히려 지금 이 기회를 통해 적극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하려는 움직임을 볼 수 있다. 한국이 입장에선 북미 간 연결고리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CVID를 둘러싼 북미 간의 미묘한 입장 차이가 계속되면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6월 12일) 싱가포르 회담에서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에 상당한 정치적, 외교적 부담이 있었을 것으로 본다.

이런 관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판을 접었다고 판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표면적으로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등의 북측 입장을 문제 삼았지만 결국 CVID에 대한 입장 차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결국, 이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더 대범하게 판을 끌고 가 싱가포르 회담을 통해 (양국 간) 입장차이를 풀어가는 그런 접근법을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취소 발언이 북미정상회담의 '파탄'을 의미하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

오히려 지금 상황에서 좀 더 신중하게 북미 최고지도자들이 문제를 푸는 쪽으로 접근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길잡이 역할이 보다 구체적으로 진행된다면 북미정상회담은 조만간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 지금 상황은 미국이 판을 깬 것으로 보이지만 기본적으로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초장에 확실했던 것 만큼 확실하지가 않은 상황이다.

어떻게 보면 (북한이) 돌변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미국이 들러리만 설 순 없는 것 이다.

미국으로선 입장을 낮췄다. 처음엔 리비아 모델을 주장했으나 이 모델이 비현실적이라 생각해 북한에 대한 보상 방법을 변경했다.

즉 보상을 몇 단계로 나누고 그다음 초반 아니면 중반에도 충분히 보상하겠다는 신호를 (북한에) 보낸 것으로 전 알고 있다.

앞으론 북미 정상회담 관련해서는 간보기가 좀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회담이 취소되니 계기를 재획득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현실적으로 지금 판은 일단 깨졌다고 보는 게 맞다.

(한국에 언질 없이 회담 취소를 결정한) 트럼프도 예의를 갖춘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문재인 정부도 북한의 입장을 좀 과장해서 전달한 책임도 있어 미국만 비난할 순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북한의 비핵화가 문재인 정부의 최고의 정책 목표가 돼야 하는데 지금 정부는 비핵화는 운만 띄워 놓고 있다.

다시 햇볕 정책을 시도해서 남북관계를 진전시켜 나가는데만 정책역량을 치중한다는 생각이 든다.

비핵화가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미국과 이견 조율을 해 북한을 비핵화 협상으로 이끌어야 한다.

한국은 좀 더(비핵화) 문제에 대해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 북한 핵은 사실 한국을 겨냥하고 있다고 믿는다.

체제 보장을 위해서 핵을 개발한건 맞지만, 미국은 북한이 핵을 내려놓으면 사실 북한에 관심 없다. 이런 이유로 북한은 핵보유로 대한민국에 대한 전략적인 우위를 점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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