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낙태금지법' 폐지 국민투표 결과...찬성 압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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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아일랜드에서 실시된 낙태금지헌법 폐지 국민투표에서 찬성표가 압도적으로 우세하게 집계됐다.

찬성 66.4% 반대 33.6%로 집계된 이번 투표 결과에 따라, '산모와 태어나지 않은 아이의 생존권을 동등하게 존중'하는 아일랜드 수정 헌법 제8조는 폐지될 예정이다.

현재 아일랜드에서는 여성의 생명이 위협받는 경우에만 낙태가 허용되고, 강간, 근친상간, 태아 이상징후의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

이번 투표 결과에 따라 아일랜드 국민의회는 자유주의 성향의 정권을 위한 법 개정 기반을 갖추게 됐다.

지난 2015년, 아일랜드에서 실시된 동성-결혼 찬반 투표 결과 역시 찬성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더 이상 수치심의 고통 짊어지지 않아도 돼'

낙태금지법 완화정책을 지지해 온 아일랜드 리오 바라드카르 총리는 이번 투표 결과에 대해 "아일랜드의 역사적인 날"이며 "조용한 혁명"이 이루어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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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투표 결과가 나오자 낙태금지헌법 폐지 지지자들이 더블린 성 앞에서 환호하고 있다

바라드카르 총리는 "아일랜드 국민은 여성이 주체적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걸 믿고 존중한다는 걸 보여줬다"고 전하며, "환자들이 의사들로부터 '이 국가에선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얘기를 듣거나, 아일랜드해를 외롭게 건너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선 안 된다. 비밀의 베일이 걷혔고 수치심을 짊어지고 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투표자는 '자부심'을 갖고 찬성표를 던졌겠지만, 대부분은 '무겁게 받아들이는 마음'으로 투표했을 것"이라고 말하며 반대표를 던진 사람들이 이번 결과에 불만 가지는 것을 이해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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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수정헌법 제8조 폐지 국민투표가 지난 25일 실시됐다

그는 "이번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고 아일랜드가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의 아일랜드는 지난주 아일랜드와 같다. 다만 변한 것이 있다면 포용과 존중이 풍성해진 국가가 됐다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투표 결과로 아일랜드에서 당장부터 낙태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아일랜드 정부는 이번 투표 결과를 가지고 하원에 입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해당 입법안은 임신 첫 12주 이내 낙태는 허용하며, 12주~24주 사이에는 예외적 상황일 경우 낙태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분석: 셰인 해리슨, BBC 더블린 특파원

3개월 내 프란시스 교황이 아일랜드를 방문한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 아일랜드가 지난 교황 방문 때 전해진 뜻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1979년 존 폴 2세 교황이 아일랜드를 방문했고, 4년 후인 1983년, 아일랜드는 수정헌법 제8조를 도입했다.

수정헌법 제8조는 산모와 태아에게 동등한 생명권을 제공했다.

지난 금요일 투표 결과에 따라 아일랜드 의회는 대대적인 낙태금지법 수정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지난 2015년 동성결혼 찬반 투표가 이루어진 지 3년 만에 아일랜드는 다시 한번 거대한 사회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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