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러시아 비판 기자 생존... 기자회견 열어

바브첸코는 건강한 모습으로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미지 캡션 바브첸코는 건강한 모습으로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총에 맞아 숨진 것으로 전해졌던 러시아 언론인 아카디 바브첸코(Arkady Babchenko)가 무사히 살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41세인 바브첸코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자택 인근에서 총격을 받아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었다.

우크라이나 경찰청 대변인 야로슬라프 트라칼로(Yaroslav Trakalo)이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바브첸코의 사망 사실이 확실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계 여러 언론이 이 소식을 보도한지 몇 시간 만에, 바브첸코는 우크라이나의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편안한 검정색 후드 티셔츠 차림으로, 부상을 당했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건강한 모습이었다. 바브첸코의 등장에 회견장에선 박수가 터져나왔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회견에서 "특수 작전을 통해 바브첸코에 대한 살해 시도를 막았다"고 발표했다.

바브첸코는 고국을 떠나 우크라이나로 망명한 이후 키예프에 머물며 러시아 정부를 비판해 왔다.

바브첸코는 자신을 구해준 우크라이나 당국에 감사를 표한다면서 "많은 동료들을 떠나 보내며 아픈 마음이 어떤지 잘 안다.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서 미안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뒤늦게 생존 사실을 밝히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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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바브첸코는 오랫동안 러시아 정부를 비판해 왔다

아카디 바브첸코는 누구?

반 정부 성향으로 잘 알려져 있는 그는 러시아가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정세에 개입한다고 오랫동안 비판해 왔다.

지난해 우크라이나로 망명했고, 우크라이나 방송 ATR TV의 진행자로도 일했다. 2012년에는 러시아 야당이 조직한 비공식 선거에 출마했다.

그는 또 2016년 12월, 러시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합창단 '알렉산드로프 앙상블(붉은 군대 합창단)' 단원들이 탑승한 군 수송기 Tu-154 추락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 정부를 비판하는 페이스북 글을 공개적으로 올리기도 했다.

그는 이 글에서 러시아 당국을 "침략자"로 묘사했다.

바브첸코는 자신이 이 글 때문에 러시아 정부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았고, "더 이상 안전하게 느껴지지 않는 고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영국 가디언지에 밝혔다.

이미지 캡션 러시아 합창단원들이 탑승한 군 수송기 Tu-154는 2014년 흑해(Black Sea)에 추락했다

바브첸코는 이밖에도 언론인으로서 다양한 매체에 모습을 드러냈다. BBC를 통해서도 2014년 우크라이나 육군 헬기 추락 사고를 보도한 바 있다.

모스크바의 법대생이었던 그는, 18살이던 1994년 체첸 전쟁 당시 러시아군에 징집돼 2000년까지 복무했다.

회고록 '한 군인의 전쟁 (One Soldier's War)'도 펴냈다.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에서는 최근 몇 년간 러시아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과 정치인에 대한 의문의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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