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이 당신의 일상에 미칠 영향

2018년 1월 2일 논산훈련소에서 열린 입영행사 Image copyright 뉴스1
이미지 캡션 2018년 1월 2일 논산훈련소에서 열린 입영행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북미정상회담에 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합류해 북미 정상과 함께 종전선언을 할 가능성이 알려진 가운데, 70년 가까이 지속된 한국전쟁이 끝난다는 것이 실질적으로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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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될까? 평양에 방문할 수 있을까?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DMZ)는 어떻게 되나? 한국전쟁 때문에 생긴 조직인 유엔군사령부(UNC)는 없어질까? 그렇다면 주한미군은?

BBC 코리아가 정리해봤다.

1. 군대 안 가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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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2018년 1월 2일 논산훈련소에서 열린 입영행사

포털 검색창에 '종전'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군대'가 뜬다.

지난 4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가 '종전'을 언급했을 때부터 온라인에서는 종전선언이 되면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되는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남성욱 고려대학교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BBC 코리아에 "군대는 다른 문제"라며 "보통의 관계에서도 전쟁은 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북한이라는 안보 위협이 없어져도 군대는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모병제 전환을 희망한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하지만 종전선언이 있어도 이른 시일 내에 징병제가 폐지되고 모병제 도입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전문가들은 독일의 경우 1990년 통일됐지만 21년 동안 단계적으로 감축해 2011년에야 모병제로 전환했다는 점도 지적한다. 1990년 통일 당시 서독은 58만 5000명의 군대를, 동독은 23만 5000명의 군대를 보유했다고 전해진다.

2. 평양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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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1989년 임수경, 문규현 신부 불법 방북 후 귀환

현재 월북은 국가보안법에 위반되는 행위다.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을 언급하자 역사학자 전우용은 트위터를 통해 "'종전'이란 비무장지대가 사라진다는 뜻"이라며 아울러 평양 관광을 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종전선언만으로 평양 방문은 쉽지 않아 보인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평화체제가 완성되는 시점엔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반적으로 종전선언은 평화체제 구축 과정의 일부로 본다. 종전선언을 별도로 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정 전 장관은 노컷뉴스에 "평화 체제가 완성되면, 개성공단도 열리고 평양으로 수학여행을 갈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통일되기 이전 협력을 일상화 할 수 있는 상태로 넘어올 수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종전선언 후, 남북이 서울과 평양에 각각 연락대표부를 두는 방안도 논의할 수 있다고 전해진다. 연락대표부는 대사관의 초기 단계로 이해할 수 있다. 평양은 아니지만, 남북은 공동연락사무소를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개성공단에 설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3. 비무장지대(DMZ) 없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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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휴전회담부터 정상회담까지 이뤄진 판문점

비무장지대(DMZ)는 원칙적으로는 말 그대로 '비무장지대'여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정전협정에 따르면 군사분계선에서 남북으로 각각 2㎞ 폭으로 설정된 DMZ에는 중화기를 배치할 수 없으며, 민정경찰은 1000명 미만으로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남북은 1960년대부터 DMZ에 수백 개의 감시초소(GP)를 설치하고 기관총, 박격포 등 중화기를 반입해왔다. 무력충돌의 위험이 존재하는 이유다.

남북이 판문점 선언에서 개최키로 합의한 군사 당국자 회담에서 DMZ 내 GP 및 중화기 철수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비무장화'에 대한 개념과 절차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군 전문가들은 DMZ의 '비무장화'는 단계별 군축(군비축소)이라는 큰 틀의 일부며 이는 평화협정 프로세스와 함께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종전선언과 함께 DMZ의 '비무장화'가 바로 이뤄질 가능성이 낮은 이유다.

심지어 남측은 군사분계선(MDL) 2㎞ 남쪽의 남방한계선을 따라 철책을 구축하고 있지만 북한군은 이런 철책을 DMZ 안에 설치했다. GP 및 중화기 철수 외에도 이 철책을 다시 구축해야 하는 문제도 있는 것이다.

DMZ를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해 엄청난 예산과 기간이 예상되고 일각에서 북측이 이에 필요한 장비나 자재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하는 이유다.

4. 유엔사와 주한미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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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지난 5월 경기도 평택시 미8군사령부 캠프 험프리스에 미군 아파치 헬기가 계류돼 있다.

이영조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국경제에 쓴 칼럼에서 종전선언이 되면 북한이 유엔사령부 해체, 미군 철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폐지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유엔사령부는 6·25전쟁 때문에 생긴 조직이고 미군도 유엔군 자격으로 주둔하고 있다. 종전이 선언되면 문정인 외교안보특보의 지적대로 존재 이유가 약화될 것이다"며 나아가 "NLL도 유엔사령부가 그은 선이기 때문에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주장을 펼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유엔군사령부(UNC)는 한반도 정전협정 유지 및 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종전선언이 되면 존립 근거가 약해지는 게 사실이다. 해체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남 교수는 BBC 코리아에 "성격이 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주한미군은 결이 다른 문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주한미군 정전협정과 별개인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근거로 주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주한미군은 한미 간 문제고 북한과 상관이 없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근거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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