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북한에 억류된 선교사 아내의 '실낱같은 희망'...탈북종업원과 맞교환 원치 않는다

  • 오규욱
  • BBC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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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4년 반이 넘도록 억류 중인 선교사의 아내가 남편의 송환을 위해 한국 정부가 나서주길 호소했다.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있어요. 정부에서 우리 억류자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해 이른 시일 내에 돌아올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북한에 4년 반이 넘도록 억류 중인 선교사의 아내가 남편의 송환을 위해 한국 정부가 나서주길 호소했다.

김정욱(54) 선교사는 중국 단둥에서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선교 활동을 하다 2013년 10월 밀입북 혐의로 체포된 뒤 지금까지 북한에 억류 중이다.

김 선교사를 포함해 북한에 억류된 6명의 한국인의 송환에 어느 때 보다 관심이 높다.

지난 5월 북한은 장기간 억류돼 있던 한국계 미국인 선교사 3명을 석방했고, 또 최근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이들의 송환 문제가 거론됐다.

또 '강제 탈북' 의혹을 받는 12명의 북한 식당 종업원과 한국인 억류자의 '맞교환' 방안도 일부 언론에서 제기됐다.

통일부는 BBC 코리아에 "탈북 여종업원 문제와 억류자 문제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며 남북 간 '맞교환'에 대해 논의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김 선교사의 아내는 남편이 돌아오기를 간절히 원하지만, 탈북자와 '맞교환'은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이 정말 북한으로 송환되기를 원한다면 맞교환하는 게 좋은 일이지만, 북한에 가기를 두려워한다면 맞교환하는 것은 원하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사진 출처,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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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 선교사는 2014년 4월 북한에서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믿음'

김 선교사는 아내와 함께 2008년부터 6년여간 북·중 국경지대인 중국의 단둥에서 북한 주민에게 성경을 가르치며 또 이들에게 경제적 지원과 쉼터를 제공했다.

아내는 그가 처음부터 북한 선교를 목표로 중국에 갔다고 한다.

"북한 주민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정말 특별했어요. 그래서 중국에 있을 때 선교 자체가 불법임에도 숨지 않고 실명을 드러내고 활동했죠"

"솔직히 불안했어요. 남편이 그렇게 겁도 없이 너무 담대하게 선교를 하니깐. 그래서 조금만 천천히 가자, 조금만 조심하자 그렇게 말했죠"

김 선교사가 북한에 들어가겠다고 말했을 때 아내는 적극적으로 만류했지만, 그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

"처음엔 2013년 10월 3일에 (북한에) 들어가려 했는데 다시 돌아와 '상황이 너무 안 좋아 갈 수 없다'고 그러더군요. 그리고 7일에 또 간다고 나가서 안 돌아와서 잘 들어갔겠구나 짐작했죠. 그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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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선교사의 아내는 신분을 드러내지 않는 조건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그가 북한에 억류됐다는 뉴스를 한국의 지인을 통해서 듣고서야 급히 한국에 돌아왔다. 당시 두 아들은 학업을 위해 먼저 돌려보낸 상태.

단속을 피해 서둘러 돌아오느라 아무것도 챙길 수 없었고, 다만 그가 두고 간 여권만 챙겨왔다고 한다.

여권에는 그가 중국에서 받은 단기 체류비자가 가득했다. 2008년 중국에 가기위해 발급받은 여권은 어느덧 올 10월이면 유효기간이 만료된다.

그 전에 "남편이 꼭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기도하고 있다"는 아내의 떨리는 목소리는 불안감을 감출 수 없었다.

아내는 김 선교사에게 혹시 해가 될까 두려워 신분을 감추고 언론의 접촉을 피해왔지만, 더는 상황을 간과할 수 없어 인터뷰에 응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선교사 3명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마중하는 모습을 보면서 곧 남편도 풀려난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기대감은 곧 실망으로 바뀌었다. 특히 억류자의 송환에 여전히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한국 정부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아내는 그러나 아직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있다"며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북측에 억류자의 송환을 요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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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는 2016년 4월 중국에서 탈북한 북한식당 여종업원과 억류자의 '맞교환'에 대해 북측과 논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6명의 억류자 송환문제

통일부는 현재 북한에 한국인 6명이 억류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3명은 김 선교사를 포함한 종교인이며, 나머지 3명은 탈북 후 다시 억류된 탈북민으로 확인됐다.

김 선교사는 2014년 4월 북한에서 국가전복 음모죄 등으로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비슷한 시기 중국에서 활동하다 억류된 김국기(64) 목사와 최춘길(55) 선교사도 같은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3명의 탈북민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없다.

단둥에서 김정욱 선교사를 후원했던 주동식 씨는 앞서 BBC 코리아에 "2014년 재판에 대한 보도 이후 김 선교사에 대해 알려진 것이 없다. 다만 평양 인근의 수용소에 들어갔다는 것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북한인권위원회(HRNK)에 따르면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들은 강도 높은 강제 노동을 한다.

2년간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케네스 배 선교사는 자신이 건강이 안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주 6일을 농장에서 일했다고 밝힌 바 있다.

통일부는 5일 BBC 코리아에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이달 1일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억류자 문제가 제기돼 "북측에서 억류자 문제와 관련해 관련 기관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을 해왔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억류자 송환을 위해 "국제기구 및 유관국가와 외교적 노력을 지속해 왔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사항은 "민감성과 상대국 및 국제기구 입장을 고려해 공개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