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사업, 개성공단의 전철 피하려면 국제기구와 손잡아야'

  • 김수빈
  • BBC 코리아
북한 평양의 여명거리를 소개하고 있는 인민군 요원

사진 출처, ED JONES/AFP/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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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여명거리를 소개하고 있는 인민군 요원

대북 사업에서 치명적인 정치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향후 대북 사업에서는 국제기구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한국의 회계·컨설팅 기업이 말했다.

한국의 주요 회계법인 중 하나인 삼정KPMG는 7일 오전 매일경제와 공동 주최한 '남북경협 비즈니스전략포럼'에서 북한의 인프라 개발 사업 참여 전략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삼정KPMG는 과거 한국 기업 단독으로 참여하던 대북 사업 방식 대신 국제기구·재단과 함께 추진하는 다자협력사업에 참여하는 방식을 추천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교훈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이 극적으로 본 궤도에 오르는 등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계속되면서 북한에서의 사업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다시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대북 사업에서 정치적 리스크는 사업 자체의 존폐를 가를 정도로 크다.

한때 높은 수익을 냈으나 박근혜 정부 당시 남북관계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폐쇄까지 된 개성공단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포럼에서 축사를 발표한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이 언급한 금강산 관광의 사례는 더욱 극단적이다.

6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들여 건설했던 금강산 골프장은 2008년 개장한 지 2개월만에 박왕자씨 피격 사망 사건으로 운영이 중단됐다. 현재는 자라난 수목으로 골프장의 형태를 찾을 수가 없을 정도라 한다.

그러나 개성공단의 폐쇄를 지켜본 사업가들에게 남북관계의 정치적 리스크는 매우 큰 부담인 게 사실이다.

사진 출처, 매일경제/삼정KP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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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남북경협 비즈니스전략포럼에서 김정남 삼정KPMG 상무가 발표하고 있다

대북 사업의 가능성과 한계

북한이 경제를 어느 정도 개방하게 되면 가장 먼저 낙후된 인프라의 개선 문제가 시급하게 될 것이며 여기에는 상당한 가능성이 숨어있다고 삼정KPMG는 말한다.

특히 건설 부문에서는 북한 내부의 건설 뿐만 아니라 중국의 동북3성 지역까지 진출을 노려볼 만하며 자원 부문에서도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카타르와 경쟁해볼 만하다고 김효진 삼정KPMG 대북비즈니스지원센터 상무는 말했다.

그러나 북한 시장에는 정치적 리스크 외에도 또다른 한계가 존재한다고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지적했다.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매우 치열하리라는 것.

이미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진 한국 기업의 입장에서는 북한의 투자환경이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느낄 반면, 이미 국가의 통제가 강한 환경에서 성장해온 중국의 기업은 북한의 투자환경이 이미 충분히 개선됐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효진 상무는 중국의 국영기업들이 투자 손실을 어느 정도 보전해주는 제도를 갖고 있어 북한 시장에 한국 기업보다 더 공격적으로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기구와 협력해야

리스크를 줄이고 후속 사업의 선점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북한에 제공할 개발 마스터플랜과 국제기구와의 다자협력사업을 준비해야 한다고 김정남 삼정KPMG 대북비즈니스지원센터 이사는 말했다.

사진 출처, 매일경제/삼정KP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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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삼정KPMG 대북비즈니스지원센터 이사

유엔은 물론이고 세계은행을 비롯한 다자개발은행(MDB) 등과 협업하는 것이 정치적 리스크를 공유할 수 있어 보다 안정성을 꾀할 수 있다는 것. 김정남 이사는 민간재단 또한 비즈니스 파트너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이사는 한국 정부과 북한 정부, 그리고 국제기구·개발협력기구와의 공조를 통해 지속가능한 개발의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이를 선제적·전략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지멘스와 독일 국제협력공사(GIZ)의 사례는 이에 대한 좋은 선례를 제공한다.

지멘스와 GIZ는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 지속가능한 도시개발계획을 수립 후 이를 제공하여 현지 정부와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이후 지멘스는 자사의 철도시스템, 전력망, 발전설비 등의 사업 분야에서 후속 사업에 선제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고 김 이사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