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보는 북미정상회담의 성공 조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상 초유의 북미정상회담 성공 가능성에 대해 한국의 각계는 대체로 조심스럽지만 낙관하고 있다.

북한 문제는 한국 사회에서 첨예한 논란의 대상이다. 북한 문제에 대한 진보와 보수의 입장차는 늘 큰 간극을 보이곤 했는데 북미정상회담이 시작된 12일 각계의 입장은 오히려 대동소이했다.

한국의 전문가와 언론들은 대체로 조심스러운 기대감을 갖고 있다.

보수 성향의 조선일보가 "여러 난관이 남아 있겠지만 전체적인 상황이 기대를 갖게 한다"고 사설에서 말하는 한편 진보 성향의 한겨레신문은 "언제라도 협상이 어긋날 수 있다"고 사설에 쓴 것이 그 단적인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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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월드서비스 기자가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생각을 전하고 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 또한 12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기대감을 내비쳤다.

"저도 어제 잠 못 이루는 밤이었습니다. 우리에게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남북미 간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주는 성공적인 회담이 되기를 국민들과 함께 간절히 바랍니다."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결과가 나오면 그에 대해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미국과 북한이 결국 비핵화와 체제보장·제재해제를 맞바꾸게 될 것이며 중요한 것은 그 거래가 어느 수준에서 이뤄질 것인가라는 데에는 거의 대부분이 동의한다.

보수, 미국 입장 우선 '불완전 비핵화' 우려

한국의 진보 측은 대체로 북미간 합의의 수준이 공동선언을 할 정도일 것인지 그리고 비핵화-체제 보장의 초기 조치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담아낼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편 한국의 보수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입장만 우선한 '불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혹시라도 미국이 당장 자신들의 위협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에만 집착해 한국 안보의 핵심 조건을 양보하는 예상 밖의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동아일보는 12일 사설에서 이렇게 썼다.

북한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핵탄두와 ICBM만 폐기하는 합의만 이루어도 본토에 대한 위협은 크게 줄일 수 있다.

그 대가로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등의 합의를 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한국 보수가 갖고 있는 악몽 중 하나다.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 외교안보수석을 지냈던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도 "트럼프의 공명심 때문에 불완전한 비핵화의 대가로 한국의 안보를 희생하는 '아메리칸 퍼스트'에 기초한 합의는 절대 안 된다"고 중앙일보에 말했다.

향후 비핵화 과정에서 중국, 일본 배려 필요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미 두 정상이 마주 앉은 만큼 회담 자체는 '대성공'으로 선언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질적인 성공은 "아직 먼 미래이고 수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고 김 교수는 11일 서울경제 기고문에 썼다.

결국 중요한 것은 회담 이후 진행될 후속 조치인데 이것은 한국의 힘으로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김 교수의 지적.

때문에 그는 향후 비핵화 과정에서 중국, 일본과 같은 동북아 강대국들을 모두 배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향후 발생할 수많은 시나리오와 변수를 고려할 때 주변 강대국 관계에 대한 비배타성을 전제하면서 보다 섬세하게 다뤄나갈 필요가 있다." 김 교수는 말했다. "포용적인 국제관계는 다소 비효율적일지라도 더 안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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