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은 어떤 결과를 낳았나

US President Donald Trump (R) and North Korea's leader Kim Jong Un (L) walk toward one another at the start of their historic US-North Korea summit, at the Capella Hotel on Sentosa island in Singapore on 12 June 2018. Image copyright AFP

북미정상회담의 열기가 가라앉았으니 이제 무엇을 성취했는지 (그런 게 있다면) 평가해볼 때다.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 외교를 하는 방식이 남다르다.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벤트였다. 그리고 그의 관점에서 볼 때 그의 성공이었다. 그에게 북핵 문제는 해결을 향해 진행 중이다.

그러나 미국의 한반도 정책 전문가나 미국의 안보 정책 전반에 관한 전문가들 중 트럼프 대통령이 승자라고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보다 실질적인 이득을 봤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진짜 수혜자는 오히려 북한이 아니라 중국일 수도 있다.

'답은 없고 질문 뿐'

이주 초, 나는 워싱턴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연구위원인 수미 테리 박사를 만났다.

런던의 국제전략연구소(IISS)에서 한 발표에서 그는 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 말했다. 그는 "답은 없고 질문만" 가진 채 싱가포르를 떠났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편견과 회의주의를 한 켠에 밀어두려고 노력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정상회담 전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하면서 그는 낙관적인 예측을 자주 들었다 한다.

전문가와 관계자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다르다"며 그가 서구에 관심을 갖고 있고 앞으로 오랫동안 집권할 것이기 때문에 핵 개발을 완성하고 나면 분명 자신의 나라를 다른 방향으로 이끌고자 할 거라고 주장했다.

테리 박사는 자신은 계속 회의적이었으나 북미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이런 주장에 기회를 줄 준비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이 기대치를 낮게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회담에서 발생한 결과에 대해 "어안이 벙벙했다"고 그는 말했다.

미국의 국무장관인 마이크 폼페오가 평양을 두 차례 방문했고 회담 직전까지 여러 차례 협상을 벌여왔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협상팀이 그렇게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걸 그는 믿을 수 없었다.

그는 북한이 더 많은 걸 내놓으리라고 생각했다 한다. 적어도 회의론을 잠재우고 '김정은은 다르다'는 내러티브를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그는 합동성명의 문구에 특히 아무런 감흥을 못 받았다.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표현은 과거 북한 정권이 썼던 표현보다 약한 것이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김정은에게 주는 무상 증정품

테리 박사는 김정은 위원장이 회담 이후 자신의 입지를 더 강화시켰다고 말한다.

지난 1월부터 김정은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주석을 두 차례 만났으며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싱가포르 지도부 그리고 마침내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

그는 김 위원장이 스스로를 정상화시켰으며 북한의 심각한 인권 유린과 같은 어려운 문제들은 한켠에 밀려났다고 말한다.

미국이 외교적으로 고립돼 있던 북한을 세계 외교무대에 편입시켜준 데다가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무상의 증정품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것.

트럼프 대통령은 훈련이 돈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도발적"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바로 북한이 쓰던 표현이다.

테리 박사에 따르면 이 모든 것의 결과는 경제제재는 곧 완화되지 않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집에도 불구하고 강한 제재를 부과하려는 정치적 의지는 약화된 것이라 한다. '최대의 압박' 접근법의 추진력은 상당히 약화됐다.

이제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선제 타격을 거론하는 모습을 상상하기란 어렵다.

시간 벌기

테리 박사는 북한이 무엇에 동의를 하더라도 결국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핵 폐기를 회피할 것이라고 여긴다. 그렇다 해서 그 과정 자체에 가치가 없다는 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는 어떠한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한다. 그의 관점에서 북한은 시간벌기를 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보다 더 오래 살아남기를 기다리며.

궁극적으로 북한은 국제적으로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기를 원한다고 테리 박사는 여긴다.

그의 관점에서 볼 때 북한은 비핵화에 전념하겠다는 선언을 보다 뚜렷하게 했어야 했고 자국의 핵무기와 관련 시설을 모두 공개하겠다고 해야 했으며 모든 과정에 대한 검증을 수용했어야 했다.

또한 양쪽에서 합의한 분명한 비핵화 시기 계획도 있어야 했다고 그는 말한다.

한국군과의 훈련을 중단키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주한미군의 미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데 이는 북한과 중국의 또다른 승리이기도 하다.

테리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의 존재를 그리 가치있게 여기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리고 만일 이것이 주일미군에 대해서도 그대로 적용 가능하다면 어떨까?

공유하는 가치

전직 미국 고위 관계자이자 현재는 국제전략연구소의 부소장인 코리 샤케는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 주둔 미군의 가치를 폄하하는 경향이 대선 운동 시절부터 꾸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국제체제를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게 형성하는 데 능하다는 게 여전히 워싱턴의 지배적인 관점이라고 말한다.

분명 미군 기지와 안보 확약은 주둔국으로 하여금 보다 "용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한다며 그는 한국의 정치 개혁 사례를 그 근거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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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의 산파 역할을 수행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여러 방면에서 북미정상회담의 산파와 같았다.

한국에서는 그 결과가 어떻게 펼쳐졌을까?

테리 박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코피 작전' 발언과 북한에 대한 폭격 발언에 경악한 한국이 북미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실제로 도맡았다고 말한다.

한국은 아무런 사전 협의가 없었던 것이 분명해 보이는 일방적인 한미 군사훈련의 중단에 크게 놀랄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러나 테리 박사는 한국의 주된 목표는 대화의 진전을 계속 유지하고 어떤 일이 있더라도 북한과 직접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여긴다.

'그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

이번 정상회담의 모든 단점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분위기가 변했다는 것을 분명히 인정한다.

미국과 북한은 전쟁으로 이어질 것만 같았던 말 폭탄 던지기로부터 물러섰다.

그 의도와 목적이 무엇이든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중단됐고 한미연합군사훈련도 당분간 중단된다. 향후 위기가 다시 촉발될 근원이 줄어드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정말로 변화의 길을 가고 있을까? 핵무기를 포기할 의향이 정말로 있는 걸까?

이번 정상회담은 그 어느 것에 대한 해답도 제공하지 못했다.

여전히 가장 어려운 일들은 미결로 남아있다. 그리고 북한의 의도는 그 어느때보다도 불확실한 상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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