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전 총리 별세

김종필 전 국무총리 Image copyright 운정김종필기념사업회

5·16 쿠데타의 주역이자 군부 독재 종식 후 한국의 정권 교체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23일 92세를 일기로 숨졌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시 중구 신당동의 자택에서 구급대에 의해 순천향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병원 측은 이미 사망한 상태에서 병원에 도착했다고 한다. 사인은 노환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같은날 "한국 현대 정치사에 남긴 고인의 손때와 족적은 쉬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며 조의를 표했다.

군부 정권 실세에서 정계 은퇴, 은둔까지

김종필 전 총리는 1926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고 1961년 박정희 당시 2군부사령관의 주도로 발생한 5·16 쿠데타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김 전 총리는 쿠데타로 군부가 정권을 장악한 직후 중앙정보부를 창설해 초대부장을 지냈다. 중앙정보부는 이후 정권 보위를 위한 각종 공작과 민간인 고문 등으로 악명을 드높였다.

1979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에게 살해당한 이후 국정 혼란을 틈타 전두환을 필두로 한 신군부가 정권을 장악하자 김종필의 정치적 입지는 급격히 위축됐다.

1980년 5월 17일 신군부의 내란 직후 부정축재자로 지목돼 재산을 헌납하고 강제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미국에서 은둔 생활을 하던 김종필은 1987년 민주화 이후 다시 한국 정계에 복귀해 신민주공화당을 창당하고 13대 대선에 출마했다.

'킹메이커', '영원한 2인자' 다양한 별명

1989년 노태우(민주정의당), 김영삼(통일민주당)과 함께 자신의 신민당을 합당해 민주자유당을 탄생시킨 이른바 '3당 합당'은 한국 정치사에 일획을 그은 대사건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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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김영삼 민주당 총재(왼쪽), 노태우 당시 대통령, 김종필 공화당 총재(오른쪽)가 1990년 1월 22일 3당 합당을 발표하고 있다

민주자유당은 이후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등으로 이어지는 한국 보수 정당의 시초가 됐다.

1992년에는 김영삼을 지원해 그가 14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도왔고 1997년에는 김대중을 지원해 15대 대통령이 되는 걸 도운 김종필에게는 '킹메이커'란 별명이 따라다녔다.

한국 정치사에서 꾸준히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한번도 권력의 정점에 오르지는 못해 '영원한 2인자'라는 별명 또한 갖고 있었다.

1997년 김대중이 15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98년 국무총리에 취임했던 것이 대한민국 정부에서 맡은 마지막 공직 자리였다.

9선 국회의원이었던 김종필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낙마하면서 정계 은퇴를 선언했고 이후에는 회고록이나 후배 정치인들의 예방을 받는 정도로만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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