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농구: 북한이 농구를 즐기는 방법

평양에서 농구를 즐기는 북한 주민 Image copyright Jonas Gratzer
이미지 캡션 평양에서 농구를 즐기는 북한 주민

"경기 전과정에 째인(빈틈없는) 방어로 상대측의 공격을 좌절시키고 멋들어진 꽂아넣기(덩크슛)와 륜밑투사(골밑슛)를 성공시킴으로써 관람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1999년 9월 28일 평양에서 처음 개최된 남북 통일농구 경기에 대해 북한 조선중앙방송이 보도한 내용이다.

통일농구대회가 15년만에 평양에서 4일과 5일 이틀에 걸쳐 열린다. 통일농구대회는 1999년 가을에 한 번, 겨울에 한 번 그리고 2003년에 한 번. 총 세 번 열렸다.

북한도 한국처럼 생동감 넘치는 스포츠 생중계를 할까? 응원은 어떤 방식으로 하며, 규정은 어떻게 다를까? 북한이 농구를 즐기는 방법을 알아봤다.

'키를 크게 하는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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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북한의 계광우 선수와 한국의 김주성 선수

북한에서 농구는 90년대부터 인기스포츠 종목이었다고 알려진다. 김정일 위원장이 "농구는 머리를 좋게 하고 키를 크게 하는 운동"이라며 축구, 마라톤과 함께 북한을 대표하는 스포츠로 육성했다. 심지어 "농구경기 좋구나"라는 농구 가요도 있다고 알려진다.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BBC 코리아에 "농구는 도시 스포츠다"며 "도시가 발전하고 산업사회로 진입하면서 농구가 뜬다. 북한 경우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형 김정철의 남다른 농구 사랑도 한몫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의 요리사인 후지모토 겐지는 회고록 "북한의 후계자 왜 김정은인가"에서 1996년 이후부터 "초대소 직원, 초대소 소속의 기쁨조(김정은과 간부들 앞에서 춤이나 예능을 선보이는 남녀들) 멤버, 경비 담당 군인들이 팀을 나눠 초대소 체육관에서 시합을 하게 됐다"고 한다.

나아가 후지모토는 김정일 위원장이 미국 프로농구 NBA 시설과 똑같은 농구 전용 코트를 만들어줬다고 한다. 또, 국가대표팀 심판을 불러 1년에 두 차례 스위스의 농구팀을 초청해 국제시합을 벌였다고 한다.

"체계적인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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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당시 북한 응원단

북한은 한국처럼 스포츠 경기를 생중계 하지 않는다. 북한 방송은 스포츠 중계를 하기에 방송 시간이 제한되어 있고 기술적인 한계도 있기 때문이다.

이우영 교수는 "(북한에게) 게임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의미를 부여해야 하기 때문에 생중계를 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씨름 같은 종목을 특별 편성하기는 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스포츠 중계보다는 "뉴스랑 다큐멘터리의 사이에 가깝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에 변화가 많고 자본주의화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변할 수 있다"고 이 교수는 덧붙였다.

응원 방식도 다르다. 이전 통일농구에서 경기했었던 추승균 KCC 이지스 감독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응원이) 매우 체계적이다"라며 박수도 어긋나지 않아 맞춰서 했다고 회상했다.

아울러 선수들도 한국 선수들에 비해 경기 중에 얘기를 많이 하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구 규칙도 한국과 다르다. 덩크슛은 한국에서는 2점으로 인정받지만 북한에서는 3점으로 인정받고, 경기 종료 직전 슛을 넣으면 북한에서는 8점을 얻는다.

현주소 잘 파악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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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키가 235cm인 북한의 이명훈 선수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게 "축구보다 농구부터 하자"며 '통일농구'를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세계 최장신인 이명훈 선수가 있을 때만 해도 북한이 농구가 강했는데, 이명훈 은퇴 후 약해졌다"며 "이젠 남한엔 상대가 안 될 것 같다. 남한엔 2m가 넘는 선수들이 많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이명훈 선수는 북한 국가대표팀 소속으로 있다가 은퇴한 선수다. 키가 2미터 35cm 선수 생활 당시 세계 최장신이었다. 김 위원장도 이명훈 선수와 자주 비공식 농구시합을 했다고 알려진다.

현재 북한 내 농구 리그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이 없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이명훈을 앞세워 나름대로 경쟁력을 보였다.

북한 남자 농구는 특히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이후 국제대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북한 여자 농구는 비교적 꾸준히 국제 대회에 나서고 있고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인도 방갈루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에도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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