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역 시위: 혜화역 3차 시위 열려... 시민 반응은 어떨까

7월 7일 3차 '혜화역 시위'가 열렸다
이미지 캡션 7월 7일 혜화역에서 '3차 혜화역 시위'가 열렸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불법촬영(몰래카메라·몰카)과 '편파 수사'를 규탄하기 위해 여성들이 다시 혜화역에 모였다.

한여름 더위가 절정에 달한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는 수만 명의 여성이 일제히 붉은색 옷을 입고 나와 목청 높여 구호를 외쳤다.

홍대 남성 누드모델 불법촬영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세 번째 시위다.

시위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반응은?

시위 현장 근처에 있던 한 중년 여성은 시위 내용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사실 딸도 있고 아들도 있어서 잘 모르겠다"며 "딸을 생각하면 이해하지만, 아들을 생각하면 사실 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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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 편파수사에 항의하는 여성들이 모였다. 무엇이 이들을 나오게 한걸까?

폴리스 라인 밖에서 시위 현장을 묵묵히 지켜보던 한 남성은 BBC 코리아에 시위 내용을 잘 알고 있다며 1차 시위 때부터 뉴스 등을 통해 지켜보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시위는 당연히 필요하다고 본다. 단 우려되는 것은 시위 방법이다. 극단적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려를 표했다.

경찰 측도 시위 참여자들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미지 캡션 현장에서 시위측 요청에 따라 남성 시민의 휴대폰을 검사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 경찰은 "사진을 찍으면 안 되는데 지나가는 행인이 모르고 사진을 찍어서 충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경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 경찰이 유난히 많이 동원된 이유를 묻자 한 남성 형사는 "(남성 경찰이 있으면)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서"라고 말했다.

더 커진 시위 규모

'불법촬영 편파 수사 규탄시위'는 지난달 19일 포털사이트 다음 '불편한 용기' 카페를 통해 모인 여성들 주최로 처음 열렸다. 당시 참여 인원은 경찰 추산 1만여 명이었다.

지난 9일 2차 시위가 열렸고 규모는 더 커졌다.

주최 측 추산 4만5000명(경찰 추산 2만3000명)이 길거리로 나왔고 내신뿐 아니라 외신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날 열린 3차 시위에서도 여성들이 요구하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바로 몰카 촬영·유출·유통에 대한 해결책 마련과 '성차별' 없는 공정 수사다.

'홍대 몰카 유출사건' 관련 성차별 편파 수사가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경찰은 성별에 따른 편파 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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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여성 기자들이 말하는 여성 운동

이번 시위는 한국에서 여성들만 참여한 시위 중 역대 최대 규모며, 주최가 대규모 동원을 주도하는 형태가 아니라 대부분이 인터넷 카페, SNS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전례를 찾기 어렵다.

그러나 시위 측의 피켓 문구 등 '남성 혐오적' 태도가 과격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한 10대 남성은 "시위를 TV에서는 너무 좋은 방향으로 보도하는 것 같다. 근데 피켓에 쓰인 단어를 보면 너무 자극적이다. 계속 이런 방향으로 가면 사회에 문제가 될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불편한 용기' 운영진은 BBC 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시위를 통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크지 않지만, 피해자들에게 "목소리"가 되어 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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