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 맞아 뜨거워진 개고기 논란, 올해는 달라지나

개 식용 반대 캠페인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입양한 '토리'도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토리는 식용견이었지만 문 대통령이 입양하면서 '퍼스트 도그'가 됐다 Image copyright 뉴스1
이미지 캡션 개 식용 반대 캠페인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입양한 '토리'도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토리는 식용견이었지만 문 대통령이 입양하면서 '퍼스트 도그'가 됐다

초복을 맞아 개 식용을 반대하는 행사 및 집회가 서울 곳곳에서 열렸다.

유기견 '토리'를 청와대에 입양시킨 동물권단체 케어는 오늘 오전 11시 서울 시청광장에서 개 식용 반대 및 입양 독려를 외치며 2018개의 토리 인형 전시회를 열었다.

서울 온도는 32도까지 치솟앗지만 수십 명의 동물애호가들은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개고기 문화를 없애야 한다고 외쳤다.

'토리' 행사에 참여한 조선녀 씨는"예전에는 먹을 것이 없어서 개를 먹었지만 이제 세상이 변했다"며 "이제 여기저기서 다양한 음식이 있는데 여전히 반려동물을 먹는다는 것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며 개고기 문화를 비판했다.

정희남 씨 역시 개는 다른 동물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인명 구조견, 마약 탐지견, 경찰견 등만 봐도 개들은 모든 재난 위험 앞에서 사람을 돕는 대상"이라며 "절대로 (개를) 먹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 현장에는 다른 시선을 지닌 사람들도 있었다. 시민 이금석 씨는 "개 식용 금지는 옛날부터 우리나라에서 내려오는 문화를 순식간에 거부하라고 하는 것이다. (도축 환경을) 개선 해야지, 이런 식이면 닭이나 다른 동물도 먹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캠페인들을 지켜보던 정 모 씨 역시 "사람마다 취향이 다 다르듯이 자기가 먹고 싶으면 먹어도 된다고 본다"며 "의견의 자유가 있듯 먹고 싶으면 먹고, 먹기 싫으면 안먹는 것"이라며 개고기 금지 반대 의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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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초복인 17일, 한 동물권 단체가 개 도살을 금지하라며 개 장례식을 치르고 있다

되풀이되어온 개고기 논쟁, "올해는 다르다"

해묵은 개고기 논쟁이지만 모두 올해는 기존과는 양상이 '다르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질적으로 개 농장이나 식용업체 등에 영향을 끼치는 동물 관련 법들이 개정되거나 발의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

대표적인 것이 '개, 고양이 도살금지법'으로 불리는 '동물보호법 일부 개정법률안'이다. 표창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이 법안은 축산물 위생관리법 상 가축이 아닌 동물은 도살하지 못하게 해 원칙적으로 개와 고양이 도살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5월 15일 이상돈 의원(바른미래당)이 발의한 '축산법 일부개정 법률안' 역시 현행 축산법상 '가축'으로 정의된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전국에는 2800여 개의 개 농장이 있고, 한 해 개 100만 마리가 도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개를 식용으로 사육하는 개 농장은 퇴출 당한다.

동물권 단체들 오늘 집회 현장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촉구하는 안내문을 나눠주고 있었다. 이들은 올해가 실질적으로 많은 것들이 바뀔 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오늘 1시 복날추모행동으로 개 장례식을 진행한 동물해방물결 이지연 공동대표는 "정부는 수많은 개들의 죽음을 바로 마주하고, 개 도살 금지에 관한 구체적 정책으로 그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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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개고기 합법화 외치는 대한육견협회

반면, 개 사육업체들은 왜 개만 논란을 삼냐고 주장하고 있다. 조선시대 문헌에 등장하는 전통 건강 음식문화라는 것이다.

실제로 동의보감에는 '개고기가 오장을 편안하게 해주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해 기력을 증진한다'고 나와있다. 조선시대 세시풍속을 기록한 동국세시기에는 '더위를 물리치고 허한 기운을 보충한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관련 법안들이 올라오면서 직간접적인 압박을 받게 되자 대한육견협회는 지난 주말 관련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동물보호 단체는 식육견과 애완견도 구분못하고 있다"며 "개 사육 농가의 생존권이 압박받는 상황이니 생존권과 재산권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케어 박소연 대표는 대부분의 개농장이 불법이라며 "생계 목적으로 정말 어려워지는 분들은 정부에서 행정적 지원을 하더라도 개고기 사업은 정리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업종 변경하겠다는 곳도 생겨나

그런 가운데 부산 구포 개시장 전체 18개 상점 중 15개는 업종전환에 대한 조건부 동의서를 제출했다.

이 동의서에는 상인들이 지금의 영업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대책을 마련하면 직종을 바꾸거나 폐업에 동의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이런 결정이 내려지자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등 부산 동물권 단체들은 초복마다 이 앞에서 열던 집회를 올해는 진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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