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폭염에 범죄율이 느는 이유

폭동 진압 경찰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올여름 폭염이 한 달 넘게 장기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폭염으로 인해 사람과 가축 등의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이른바 '폭염범죄'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지고 있다.

통계와 연구를 보면 한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폭염 중에는 더위와 싸우는 동시에 폭염으로 인한 '범죄와의 전쟁'을 치러왔기 때문이다.

기온 1도 ↑ 범죄율 1.3% ↑

몇 주째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영국에서는 긴급 전화번호 '999' 신고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서부 미드랜드 경찰청은 "월드컵과, 폭염 그리고 과음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고, 북부 요크셔 경찰청은 특히 주말에 "밖에 나가 뙤약볕에서 술을 마시는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런던경찰청이 공개한 2010년 4월에서 2018년 6월까지의 자료도 이를 뒷받침한다. 폭력 범죄의 경우 섭씨 20도가 넘었을 경우 섭씨 10도 미만일 때에 비해 14%가 증가했다. 특히 추행의 경우 16% 늘었다.

영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기온이 올라갈수록 범죄율이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10년간 범죄율을 분석한 드렉셀 대학교의 연구를 보면, 여름뿐 아니라 겨울에도 기온이 상승하면 범죄율이 올라갔다고 한다. 이는 미국의 클리블랜드, 미니애폴리스와 댈러스에서도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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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경우 연구결과가 더 구체적이다. 16년간의 범죄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온이 1도 상승하면 범죄율이 1.3% 상승했다.

한국의 경우도 비슷하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의 '날씨 및 요일 특성과 범죄 발생의 관계의 분석' 연구에 따르면, 폭력 범죄는 최저기온이 높을수록 발생 건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경찰은 BBC 코리아에 올해는 아직 뚜렷한 증가율이 보이지 않지만 "현장 경험을 미뤄보면 주로 여름에 유흥가를 중심으로 폭력 범죄가 느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폭력 범죄는 아니지만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여름 불법촬영 범죄도 늘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특히 피서지를 중심으로 예방캠페인이 진행되는 이유다.

하지만 일부 연구는 온도가 극도로 상승할 경우에는 오히려 범죄 발생이 더 줄어든다고 주장한다.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도대체 왜 기온이 오르면 범죄율이 올라갈까?

기본적으로 더위는 불쾌함을 초래하고 성미를 급하게 만든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한 연구자는 작성자의 위치가 확인된 트위터 메시지 10억 개와 해당 위치의 그 당시 날씨를 연구했다.

연구 결과 27~30도와 15~20도에서 느끼는 '행복'의 차이는 미국인들이 일요일과 월요일에 느끼는 행복감 차이와 비슷할 정도로 컸다는 것을 알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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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폭동도 주로 기온이 상승하면 더 자주 일어난다고 알려진다

기온이 상승하면 심박동수가 빨라지고,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많아지며 시간이 현실보다 느리게 간다는 착시현상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물론 이러한 신체적 변화 가능성이 범죄율과 직결된다고 보기 힘들 수도 있다.

또 다른 이유는 '범죄의 기회'가 더 많아진다는 것이다. 해가 길고 날씨가 맑으면, 사람들이 공공장소나 유흥가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이 과정에서 갈등이 더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여름뿐 아니라 겨울에도 날이 따뜻하면 범죄율이 상승하는 원인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외출과 교류가 더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절도의 경우 양상이 다르다. 절도는 온도가 상승하면 감소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유는 같다. 해가 길고 날씨가 맑다는 것이다. 이 경우 사람이 더 많이 돌아다니고 보는 눈이 더 많기 때문에 절도가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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