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문건 추가 공개, '기무사 해체론' 무게 더 쏠려

전두환 민간인 학살 심판 국민행동 회원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촛불집회 당시 작성된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문건에 대해 기무사 해체와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Image copyright 뉴스1
이미지 캡션 전두환 민간인 학살 심판 국민행동 회원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촛불집회 당시 작성된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문건에 대해 기무사 해체와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국군 기무사령부가 박근혜 정부 말기에 계엄을 선포하려 했다는 의혹이 짙어지는 가운데 기무사를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더 실리고 있다.

청와대는 20일 기무사가 작성한 계엄령의 세부 계획을 공개했다. 이 문건은 국방부가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민정수석실에 제출했다고 청와대는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문건이 가지고 있는 중대성과 국민적 관심이 높은 만큼 국민에게 신속하게 공개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공개한 바에 따르면 계엄령 세부 계획은 실제 실행을 염두에 두고 작성됐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김 대변인은 "제출된 계엄「대비계획 세부자료」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계엄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보안유지 하에 신속한 계엄선포, 계엄군의 주요 (길목) 장악 등 선제적 조치여부가 계엄성공의 관건"이라고 적시되어 있습니다"고 말했다.

본래 군에서 계엄 관련 업무는 합동참모본부에서 담당한다. 그러나 청와대는 문제의 세부 계획과 합참의 '계엄실무편람'이 "완전히 다른 내용"이라고 말했다.

또한 세부 계획에는 민주주의를 비롯한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하는 부분도 있다.

세부 계획은 국회에서 표결로 계엄을 해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당정협의를 통해 여당(당시 자유한국당)의원들이 '계엄해제' 국회 의결에 참여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과 의결 정족수를 미달시키기 위해 국회의원들을 "현행범 사법처리"하는 방안까지 언급하고 있다고 청와대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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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이석구 국군기무사령관이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기무사 문건 관련 긴급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청와대는 "이 문건의 '위법성과 실행계획 여부, 이 문건의 배포 단위' 등에 대해 국방부 특별수사단이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부 계획의 구체성만 가지고는 기무사가 정말로 계엄 실행을 염두하고 문건을 작성했는지를 판단하기가 어렵다.

이 문서가 어느 선까지 검토와 보고를 거친 것인지, 그리고 문서가 각급 부대에도 전파됐는지가 관건이다.

동아일보는 국방부가 수도방위사령부와 특수전사령부 등의 타 부대가 기무사에 보고한 계엄 관련 문건을 확보했다고 23일 보도했다.

만일 수방사와 특전사 등이 계엄 조치에 대해 보고한 내용이 기무사의 세부 계획과 부합한다면 이는 기무사가 실제 계엄 발령까지 염두에 두고 계획을 세웠다는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기무사의 해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민주평화당 최경환 의원은 청와대의 발표 후 기무사의 계엄 계획이 "단순한 검토가 아니라 내란음모"이며 "치밀한 쿠데타 준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회에 대북방첩 임무를 다른 기관에 이전하고 기무사를 해체해야 합니다." 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 또한 23일 세부 계획 문서에 대해 "명실상부한 친위쿠데타 계획 문서이자 내란 모의 문서"라며 "군의 정치개입 가능성을 단 1%라도 남기지 않기 위해 기무사의 해체는 필수"라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의 기무사 개혁위원회는 정부에 '기무사 해체'를 건의할 방침이라고 매일경제신문이 23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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