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끊임없이 책을 사지만, 절대 읽지 않고 있나요?

서점에서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 Image copyright 뉴스1
이미지 캡션 서점에서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

결코 읽을 여유도 없으면서 책을 집어드는 습관이 있는가?

만약 '네'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쓴도쿠(つんどく,Tsundoku)' 일 수 있다.

이는 일본어로 읽지 않는 책들을 소유한 사람을 묘사할 때 사용한다.

런던대학에서 전근대 일본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앤드류 걸스틀 교수에 따르면 '쓴도쿠'라는 용어는 생각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존재했을 수 있다고 한다.

그는 BBC에 그 용어가 1879년도에 출판된 인쇄물에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걸스틀 교수는 "도쿠(doku)라는 단어는 '독서'를 의미하는 동사로 사용되고, '쓴(Tsun)'은 '쌓아 두다'를 의미하는 단어인 '쓰무'에서 유래했다"고 설명했다.

이 단어를 합쳐서 나온 쓴도쿠는 읽을거리를 사서 쌓아둔다는 뜻이 된다.

1879년 작가 모리 센조가 쓴 글을 보면 '쓴도쿠 센세이'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걸스틀 교수는 이 책에 대해 "많은 책을 가지고 있지만 읽지 않는 선생님에 대한 풍자 내용"이라고 전했다.

쓴도쿠가 모욕적인 뜻을 지닐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게르스틀 교수는 '이 단어가 일본에서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비블리오마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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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는 '비블리오마니아(bibliomania)'라는 말이 널리 쓰였다.

이 단어는 19세기 토머스 딥딘이 펴낸 '책 광기 (Book Madness)'라는 책을 통해 알려졌다. 책을 수집하는 일을 멈출 수가 없는 상태를 뜻한다.

그의 정의에 따르면 이런 사람들은 초판이나, 삽화판 같은 독특한 책에 사로잡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옥스퍼드대 출판사에 따르면 2세기가 지난 후 이 용어는 더 이상 집착을 설명할 때는 사용되지 않는다.

이제 이 용어는 '책 수집을 향한 열정'을 지칭한다.

'쓴도쿠'나 '비블리오 마니아', 이 두 단어의 의미는 유사하지만, 중요한 차이점 한 가지가 있다.

'비블리오 마니아'가 책 컬렉션을 소유하려 하는 사람이라면, '쓴도쿠'는 책을 많이 읽고 싶은 마음 때문에 결과적으로 책을 많이 소유하게 되는 사람을 뜻한다.

쓴도쿠, 책 관련 용어로만 활용되나?

엄밀히 말하면, '도쿠'라는 단어는 읽는 것을 의미하기에, 쓴도쿠는 서적을 논할 때만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이 용어를 삶의 다른 측면에 적용하기도 한다.

소셜 뉴스 웹사이트 레딧(Reddit)에 올라온 게시물을 보면 사람들은 이 용어를 영화, 텔레비전 쇼 그리고 옷을 이야기할 때도 활용하기도 한다.

비디오 게임과 관련해서도 사람들은 이 단어를 언급했다.

스팀(Steam)과 같은 게임유통 플랫폼을 두고 '방대하지만, 손을 대지 않는 소프트웨어 도서관'으로 칭하기도 한다.

한 유명 만화에서도 이 단어가 등장했다. 가격이 싸서 여러 게임을 사서 저장해놨지만, 막상 게임은 안하고 있는 상황을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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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쓴도쿠'를 묘사한 로니 필랴우의 만화 Whomp!

이 때문에 해마다 열리는 세일 시즌을 두고 '쓴도쿠 세일'로 불러야 한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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