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송환: 유해 55구 송환... 비핵화 첫 걸음일까

1일 송환 앞둔 미군유해 Image copyright 뉴스1
이미지 캡션 1일 송환 앞둔 미군유해

지난달 27일 북한에서 이송돼 온 한국전쟁 참전 미군 전사자 유해 55구의 송환식이 1일 오산 주한미국공군기지에서 열렸다.

유엔기에 고이 싸인 유해 55구는 하와이의 진주만 히컴 기지로 옮겨진다. 히컴 기지 내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 실험실에서 신원확인 작업이 예정되어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오늘 밤 진주만 히컴 기지로 향한다. 캐런과 나는 한국전쟁에 참가한 미국 영웅의 유해가 미국 땅에 돌아오는 순간 함께 할 수 있어 매우 감동적이며 영광이다"고 썼다.

의미는?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주요 4개 사항에 합의했다.

이는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관계 설립 공헌 ▲한반도 지속·안정적 평화체제 구축 노력 ▲'완전한 비핵화' 노력 ▲전쟁포로·실종자 및 유해 즉각 송환 약속 등이다.

싱가포르 회담이 열린 지 두 달이 되도록 이 합의 사항은 하나도 이행되지 못했었다. 이 가운데 유해송환이 이뤄진 것이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북한의 행동과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모멘텀에 고무됐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에 감사를 표했다 .

양국 간에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추진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데 전문가들은 동의한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BBC 코리아에 "양국 간 신뢰차원에서 모멘텀을 살리는 효과는 있겠다"고 말했다.

한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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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지난 27일 미군 유해를 실은 미군 수송기가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일각에서는 베트남 모델을 제시하며 유해 발굴이 북미 관계에 돌파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시각도 있다. 미국과 베트남은 1993년 유해 송환 발굴을 계기로 관계를 정상화시켰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는 베트남의 경우와 다르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북한에는 핵무기가 있고 북미 관계 개선은 핵심인 '비핵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유해 송환은 비핵화 프로세스와는 별도의 문제이고, 때문에 유해 송환을 '비핵화를 위한 첫 걸음'으로 보는 것은 비약이라는 논리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유해 송환은 북미 관계에 돌파구가 될 수 없다"며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핵협상이 진행되어야 하고, 유해 송환은 핵협상과 직결되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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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주요 4개 사항에 합의했다

백악관도 북한이 유해를 넘긴 27일 성명을 내 "북한에 남아있는 유해 송환 절차를 재개하는 중대한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비핵화를 위한 첫 걸음이 아니라 "유해 송환 절차를 재개하는 중대한 첫 걸음"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나아가 일각에서는 비핵화 협상이 아닌 유해 송환 문제도 해결하는데 오래 걸렸다며 비관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미국 국방부 소속이었던 밴 잭슨은 워싱턴포스트에 유해 송환을 지칭하며 "이렇게 낮은 곳에 매달린 열매를 확보하는 데도 이토록 오래 걸린 것을 보면 결국 북한이 그들의 전통적인 협상 방법을 택할 것이라는 안 좋은 징조다"라고 말했다.

다음 단계는?

북한은 6월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한 데 이어, 서해위성발사장도 해체 작업 중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약속한 유해 송환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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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이제 미국이 어떤 반대급부를 내놓을지가 주목되는 이유다. 미국이 한 조치로는 싱가포르 회담 후 한미연합훈련 무기한 연기가 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 측에서는 한미군사연습 중단을 큰 카드로 생각한 것 같다"며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는 불가역적이고 한미군사연습 중단은 가역적이라고 북한의 입장을 설명했다.

"북한이 지금 원하는 것은 체제 안정 초기 조치인 종전 선언인 반면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핵시설 신고서 제출과 같은 비핵화 초기 조치다"라며 "북한은 동시 행동을 원하고, 미국은 북한이 먼저 행동하면 미국이 호응하는 것을 원한다"고 그는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금 이 시점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는 오는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북한의 외무상하고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이 만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현재로서는 만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만날 가능성이 있고 양측이 만나 실무협상에 합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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