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사진 촬영이라고 했는데...내 얼굴이 팔렸다'

슈브넘 칸은 어느 날 자신의 사진이 가짜 이름과 가짜 신분으로 광고에 사용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Image copyright Shubnum Khan
이미지 캡션 슈브넘 칸은 어느 날 자신의 사진이 가짜 이름과 가짜 신분으로 광고에 사용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슈브넘 칸(33)의 얼굴은 여러 나라의 광고에 등장한다.

프랑스에서는 사랑을 찾고 있는 사람이고, 중국에서는 맥도날드를 좋아하는 사람이며, 캐나다에선 이민을 추천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칸은 이런 광고들에 자신의 초상권을 사용하는 것을 동의한 적이 없다고 한다.

사진 도용은 지난 2012년 캐나다에 사는 한 친구의 페이스북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고 한다. 친구가 보여준 문제의 사진은 캐나다의 한 신문에서 이민을 장려하는 광고였다.

친구가 "이 (사진 속) 사람 너처럼 생겼다"고 글을 올렸고, 다른 사람들도 사진 속 사람이 틀림없이 칸이라고 했다.

칸은 BBC에 "이민 광고에 나오는 걸 꺼리는 건 아니지만 매우 혼란스러웠다"며 "왜 내 얼굴이 다른 나라의 광고에 쓰인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작은 글씨를 미처 읽지 못했다'

지난 2010년, 대학생이었던 칸은 친구들과 함께 '100 Faces Shoot'이라고 불리는 무료 사진 촬영에 응했다.

당시 사진작가는 100명의 전문 프로필 사진을 찍겠다고 했다.

남아프리카 더반에서 거주하고 있는 칸은 당시 "사진은 사진작가의 포트폴리오나 예술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걸로 생각했다"며 촬영에 동의한 다른 사람들도 "예술 작품이라고 듣고 왔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촬영은 빠르게 이뤄졌어요. 종이에 서명하고, 스튜디오로 들어가서 웃으라고 하고 사진을 찍었는데. 홍보용 사진이란 얘기는 전혀 듣지 못했어요"라고 말했다.

"내가 어떻게 중국의 맥도날드 광고에 출연하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하려고 한다. 6년쯤 전에 캐나다에 있는 한 친구가 캐나다 신문의 이민 장려 광고에서 내 얼굴을 발견했다며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현재 작가로 활동 중인 칸은 "처음엔 그냥 웃기다고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다른 홍보물에서도 그의 사진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는 "점점 더 많은 사진을 발견했지만, 나는 한 번도 이런 사진들에 대한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칸은 사진을 촬영하기 전 "문서에 서명했다"며 "작은 안내 글씨를 미처 읽지 못했다. 바보 같은 짓이었다"고 말했다.

'정직하지 못했다'

누군가 칸에게 구글에서 유사 이미지를 검색하는 법을 알려줬고, 칸은 50개 이상의 이미지를 찾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칸은 "많이 보이는 얼굴이지만 아무도 나를 모른다"라고 말했다.

칸은 가짜 추천문에 자신의 사진이 쓰인 것도 찾았다.

Image copyright ShubnumKhan
이미지 캡션 칸의 얼굴은 화장품 광고를 위한 추천문에 가짜 이름과 가짜 신분으로 쓰이기도 했다

그는 '다이애나'라는 이름으로 화장품을 광고하고 있었고, 추천문엔 '나는 임신 후 심한 우울증과 함께 피부 변색을 겪었다'고 적혀있었다. 화장품 홍보를 위해 피부의 흠집은 전부 지워져 있었다.

"새로운 신분도 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아이들을 가르치고 돌보는 광고다. 아이들을 돌보는 진짜 사람은 누구란 말인가? 사진사에게 물어보니, 내가 문서에 서명했을 때 '가명 사용 및 신분 왜곡'에 동의했다고 한다."

칸은 "가짜 추천문이 가장 충격적이었다"며 "가짜 추천문과 가짜 이름으로 홍보하는 것에 이미지를 쓸 수 있는지 몰랐다. 정말 정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2013년, 칸은 사진작가에게 연락해 사진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진사에게 부탁할 용기를 내야 했다. 그가 거절할 거로 생각했다"며 "사진사에게 내가 서명을 한 것은 맞지만 이렇게 사용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사진사는 자신이 힘들게 한 점은 미안하다고 말했지만, 합법적이었고 사전에 우리에게 설명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이 작가이고, 사람들이 나를 알아볼 수도 있다는 것을 고려해 사진을 내려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칸은 대학생이었을 때 찍은 사진이 홍보용 이미지로 사용될 것이라는 것을 전혀 듣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는 "아무도 나에게 사진이 홍보용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말해주지 않았고, 가명을 쓰고 신분이 왜곡될 것이라고 설명해주지 않았다. 만약 그 말을 들었더라면 서명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는 한 프랑스 데이트 웹 사이트에서 사랑을 찾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대충 해석하자면 '나는 여기 있다, 너무 세게 건드리지 말아라, 나는 약하다. 내 마음을 훔칠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고 있다.'"

'얼굴을 팔아버리는 것'

사진작가는 이후 칸의 사진을 삭제했지만, 그의 사진은 여러 광고에 계속 재사용됐다.

전보다 횟수는 줄었지만, 마지막으로 칸이 자신의 얼굴을 발견한 것은 불과 몇 달 전 빌라 홍보물에서였다.

칸의 이야기가 트위터를 통해 알려진 후, 사람들은 그에게 연락해 칸의 얼굴이 쓰인 광고 이미지를 공유했다. 이들 중 일부는 그녀의 거짓 추천문을 실제로 믿을 뻔했다고 했다.

칸은 자신의 이미지를 광고에 사용한 사진사를 탓하지 않고, 법적 조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로 위험성을 알리고 싶다고 한다.

그는 "우리가 모두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었다. 바보가 된 듯한 기분이 들고, 다른 사람들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칸은 "무료 사진 촬영에 등록하지 말고, 서명하기 전 내용을 읽고 인터넷에서 보는 대부분의 추천문을 믿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어 "작은 글씨체를 꼭 읽어봐야 한다. 조심하라"며 "카메라에 함부로 찍히는 것을 주의하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누가 이익을 얻고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칸은 "작은 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얼굴을 팔아버리는 것이다. 한 마디로, 나는 공짜로 내 얼굴을 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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