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ARF 의장 성명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행 촉구'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4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마주보며 인사하고 있다 Image copyright News1
이미지 캡션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4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마주보며 인사하고 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들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행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올해 성명에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표현이 들어가지 않았다. 북한의 외교전 승리일까?

6일(현재시각) 새벽 발표된 ARF 의장 성명에서 회원국들은 판문점 선언과 북미 정상회담 성명의 신속한 이행에 한 목소리를 냈다.

모든 관련된 유엔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한 것이다.

다만, 올해 성명에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는 제외됐다.

"올해는 CVID 표현이 들어가기 어려웠죠. 왜냐하면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등 비핵화에 대한 회담이 두 번 있었고 거기서 CVID가 아닌 '완전한 비핵화' 라는 표현이 나왔죠. 올해 비핵화 프로세스가 시작되고 미국도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했으니… 기존의 합의에 준한 이야기만 쭉 나온 거죠." 한동대학교 박원곤 교수의 설명이다.

박 교수는 ARF를 이루는 아세안 국가들이 대부분 북한에 부정적이지 않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단 ARF가 아세안 10개 국가잖아요. 그들 국가가 나름대로 미국이나 서구에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 입장이죠. 그래서 북한이 유일하게 ARF에는 꾸준하게 참여하고 있잖아요. 국가를 보면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미얀마, 특히 인도차이나 쪽은 여전히 사회주의 국가들이예요. 나머지 태국, 싱가포르, 부르나이 등이 그나마 미국이랑 친하고. 전반적으로 북한한테 적대적이거나 부정적이지를 않아요. 작년에는 워낙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했으니까 CVID라는 표현이 들어간 거죠."

아산정책연구원 신범철 박사는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임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극도로 꺼리는 CVID라는 표현을 자제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비핵화 판이 깨진다면 전통적 유대관계에 있는 동남아 국가들이 다시금 등을 돌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계속적으로 비핵화 대화에 임해서 비핵화를 진전시켜 나간다면 동남아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 여건이 보다 나아질 거라고 보고요. 만약에 비핵화 협상이 어느 정도 진행되다가 파기된다면 다시 한번 북한에 대한 압박, CVID가 들어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북한의 동남아 외교 전개는 비핵화 진전 속도에 따라서 좌우될 것이다 이렇게 평가해요."

익명을 요구한 전직 외교장관은 이제 CVID 용어 자체에는 큰 의미가 없다고 전했다.

관련국이 내용을 모두 이해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대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 상황에서 북한에게 필요한 것은 '돌파구'라고 강조했다.

"리용호 외무상이 남북 외교장관 회담이나, 폼페이오도 왔으니까 미북 외교장관 회담을 하지 않을까 상당히 기대를 했는데 그게 좀 실망스럽네요. 북한이 이 단계에서 머뭇거리게 되면 동력을 상실할 위험이 있어서, 이게 정치적인 하나의 타결 아니겠어요? 난 ARF가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뭐 조만간에 어떤 형태로든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또 유엔 총회도 남아있고 그걸 계기로 조금 획기적인 뭔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한편, 박원곤 교수는 이번 ARF 회담에서 북한의 위상이 확실히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리용호 외무상 쪽으로... 폼페이오 장관도 웃으며 인사했고 한국, 일본, 미국이 다 만나자고 했는데 북한이 안 만난 거잖아요. 다른 국가들과는 다 양자회담을 했고 한마디로 상종가를 친 거죠. 거기다 성명까지 이렇게 나왔으니 북한의 외교 승리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어요."

ARF는 아세안 10개국과 6자회담 당사국 등 27개국이 참가하는 지역내 정치, 안보를 협의하는 다자안보협의체로, 북한이 유일하게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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