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란 사례 활용해 미국에 명확한 체제보장 요구할 것'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현지시간 8일 하산 로하이 이란 대통령을 만났다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현지시간 8일 하산 로하이 이란 대통령을 만났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이틀간의 이란 일정을 모두 마치고 현지시간 8일 귀국했다. 리 외무상은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에게 북미 간 비핵화 진행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의 이란 방문은 현재 진행 중인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북한과 이란 모두 미국과 오랜 기간 적대 관계를 유지해 왔고, 미국의 이란 핵 합의 탈퇴 결정에 따라 이란에 대한 경제-금융 제제가 재개되는 시점에 리 외무상의 이란 방문이 성사됐기 때문이다.

먼저 북한이 자신들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란의 경험과 정보를 공유해 대미 협상에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이 왜 오바마 전 정부의 정책을 파기하면서까지 이란 핵 문제를 주요하게 다루는지 그 의도와 정책을 파악하려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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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비핵화 '차원이 다른 게임이다' - 안준호 전 IAEA 사찰관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김병로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이 중요한 시기에 과연 미국이 지금 핵 정책을 어떻게 펼치려고 하는지 궁금할 것"이라며 "미국이 핵 문제를 가지고 제대로 협상을 하려고 하는지 아니면 정말 북한을 압박해서 고립시키려고 하는지 이란과 대화를 하다 보면 미국에 대한 정확한 의도와 정책이 드러날 수 있고, 그것을 통해 북한도 정책의 결정 등의 부분을 도움 받기 위해 방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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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미국의 이란 핵 합의 탈퇴 결정에 따라 이란에 대한 경제-금융 제제가 재개되는 시점에 리 외무상의 이란 방문이 성사되어 많은 관심이 쏠렸다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북한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조성렬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전후로 세 차례 시진핑 주석을 만나 중국과의 연대를 과시 했듯이, 이번에는 이란 카드를 활용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란 국영방송 보도에 따르면 리용호 외무상은 현지시간 8일 하산 로하이 이란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과 이란의 우호관계를 강조하며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서는 게 북한의 전략적 정책이라고 말했다.

조성렬 연구위원은 북한이 이번 이란과의 회동에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과 미국이 관계 정상화를 하고 여러가지 합의를 하게 된다면 이건 명확한 조약 방식에 의한 체제 보장이 되어야 된다, 이런 게 되겠죠. 이란의 사례를 통해서 미국의 완전한 체제 보장 요구가 북한으로부터 나올 거예요."

북한에게 이란은 최대 우방국 중 하나로, 양국은 1980년대부터 핵, 미사일 개발 협력 의혹을 받아왔다.

리용호 외무상은 이틀간의 이란 방문 일정을 모두 마치고 현지시간 8일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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