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마드: '혐오사이트' 법적 폐쇄 근거 있을까

홋줄 사고로 순직한 고 최종근 하사 안장식에서 묵념을 하고 있는 해군 장병들 Image copyright 뉴스1
이미지 캡션 홋줄 사고로 순직한 고 최종근 하사 안장식에서 묵념을 하고 있는 해군 장병들

여성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에 사고로 순직한 고 최종근 하사에 대한 조롱 글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해당 글에는 최 하사의 죽음을 두고 "볼 때마다 웃기다"라며 '김치남'이나 '재기' 등 남성을 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했다.

일부 워마드 회원들의 이러한 행동에 해군 측은 강한 유감을 표했다.

해군은 공식 페이스북에 "고인과 해군의 명예를 심대하게 훼손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해군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해군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명예훼손 분쟁조정부에 해당 글 삭제를 요청한 상태다.

수위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워마드 등 '혐오 사이트'를 폐쇄해달라는 목소리도 있다.

워마드는 이전에도 남성 누드모델 사진 유포, 천주교 성체 훼손, 남성 목욕탕 몰카 사건 게시물 등으로 문제가 됐다.

Image copyright 청와대 청원 게시판
이미지 캡션 관련 청와대 청원글

이런 혐오 게시물은 남성우월주의를 표방하는 '일베' 커뮤니티에서도 논란이 됐다.

일베의 경우 세월호 유족 모욕,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비하, 노년여성 성매매 인증사진 등이 올라오면서 비난을 받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워마드, 일베 등 해당 글 게시자를 처벌하고 '사이트 폐쇄'를 요구하는 청원이 지난해부터 대거 게시되어 있는 상황이다.

'혐오 표현' 자체만으로 사이트 폐쇄는 어려워

현행법으로 워마드나 일베 같은 혐오 게시물을 양산하고 있다고 비판받는 사이트의 법적 폐쇄가 가능할까?

우선 사이트 법적 폐쇄와 관련한 법안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약칭: 정보통신망법)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혐오, 차별' 표현 자체보다는 음란, 명예훼손, 범죄 충동 등의 불법 게시물이 문제가 된다.

이미지 캡션 워마드에 홍대 누드모델 몰카 사진을 게재한 피의자(좌)와 세월호 가족 단식농성장 앞에서 '폭식 시위'를 한 일베 회원들(우)

정보통신망법 제44조(불법정보의 유통금지 등)에 따르면 "음란한 부호·문언·음향·화상 또는 영상을 배포·판매·임대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하는 내용의 정보"나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사실이나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정보" 등을 게시할 경우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 혹은 게시판 관리자에게 서비스를 정지하거나 제한하도록 할 수 있다.

법무법인 세한의 박진흠 변호사는 현 법안에 대해 "원칙적으로 개별 게시물에 대한 삭제 등은 조치는 가능하지만, 사이트 자체를 폐쇄할 수 있도록 시정명령을 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BBC 코리아에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폐쇄 자체는 어렵지만 간접적으로 웹호스팅 서비스 사업자에게 웹호스팅 이용 계약을 해지하도록 하는 조치를 해 사이트 폐쇄와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은 가능하다고도 말했다.

'혐오 표현' 관련해서 청소년 보호법 적용도 고려할 수 있다.

청소년 보호법 제2장 9조(청소년 유해 매체물의 심의 기준)에 따르면 성적으로 선정적이거나, 범죄의 충동을 일으킬 수 있거나, 도박과 사행심을 조장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비롯해 반사회적이고 비윤리적인 내용은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지정될 수 있다.

방송·통신 분야의 규제기구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청소년 유해 정보가 전체 게시글의 70%를 넘는 사이트를 이런 법을 근거로 유해 매체물로 지정한다.

그러나 차별, 비하, 혐오 게시물 자체는 청소년 유해 게시글 심의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아 혐오 사이트를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문제 삼기란 어려운 측면이 있다.

실제로 사이트가 폐쇄되는 경우도 대체로 '혐오'보다는 '음란, 사행' 사이트가 많다.

2016년 국내 최대 불법 음란물 사이트로 통하던 소라넷이 운영자가 처벌받거나 일부 구속되며 폐쇄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정부, 우선 청소년 접근 차단 방안 검토 중

청와대는 지난해 3월 '일베 등 혐오사이트' 폐쇄 청원이 의무 답변 정족수를 넘기자 "법리상 현행법으로 폐쇄가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청와대 김형연 법무비서관은 "사이트 내 불법 정보 비중이 일정 수준에 달하면 웹사이트 전체를 불법 정보로 보고 폐쇄할 수 있는 판례가 있다"면서도 "논란 사이트 불법 정보 게시물 비중이 폐쇄 기준에 해당하는지는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논란이 반복되는 '혐오사이트'를 규제하는 법을 발의하겠다는 움직임이 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잘못된 이념에 경도된 극단적 혐오주의자들의 한낱 장난들이 얼마나 큰 범죄인지 깨닫게 해줄 것"이라는 성명을 내고, 29일 오후 '워마드 폐쇄법'을 발의하는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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