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식용 법안: 매년 나오는 '개고기 논쟁', 올해는 무엇이 다를까

초복인 17일, 한 동물권 단체가 개 도살을 금지하라며 개 장례식을 치르고 있다 Image copyright 뉴스1
이미지 캡션 초복인 17일, 한 동물권 단체가 개 도살을 금지하라며 개 장례식을 치르고 있다

복날이면 늘 나오는 개고기 논쟁이지만 올해는 '다르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질적으로 개 농장이나 식용업체 등에 영향을 끼치는 동물 관련 법들이 개정되거나 발의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청와대는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는 제도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개식용을 금지해 달라는 국민청원을 동의하는 사람들이 20만 명이 넘어서면서 청와대가 내놓은 답변이다.

개 식용 관련 현행법은 어떠하며, 논의되고 있는 법 개정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개 식용 법안을 둘러싼 내용을 Q&A로 정리했다.

Q. '개 식용'을 목적으로 개를 '기를 수' 있나

개식용과 관련된 법은 '축산법'과 '축산법 위생 관리법'에 나와있다.

축산법은 가축처럼 대규모로 이용, 번식, 허용과 관련된 법이며, 축산물 위생관리법은 도살해 먹는 것을 규정해 놓은 법이다. 즉, 축산법은 먹기 위해 기르는 것, 축산물 위생관리법은 도축해 유통해 먹는 것과 관계가 있다.

개의 경우, 축산법상 '가축'으로 규정돼 있다. 가축이란 축산물을 얻고자 사육할 수 있는 동물로 모두 35종이다. 소, 돼지, 말, 양, 닭, 오리, 메추리, 타조를 비롯해 개도 포함돼 있다. 즉, 개를 축산물로 얻고자 기르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

대한육견협회는 5000여 농가에서 200만 마리 개들이 사육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고, 동물보호단체들은 2800여 곳 78만마리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Q. '개 도축'은 현행법상 가능한가

개는 축산물위생관리법상으로는 도축할 수 있는 가축 범주에 빠져있다. 즉, 도축 자체는 법을 벗어난다는 이야기다. 소나, 돼지처럼 정육점 등에서 개고기를 볼 수 없는 점을 떠올리면 된다.

여기에서 모순이 생긴다. 식용 목적으로 개를 기르는 것은 '합법'이지만 도축하면 '불법'이 되는 상황이 된다. 이 점 때문에 법망의 '회색지대'라는 지적이 늘 있어왔다.

Q. 현재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개 식용 관련 법안은 무엇인가

지난 5월 15일 이상돈 의원(바른미래당)이 발의한 '축산법 일부개정 법률안'은 현행 축산법상 '가축'으로 정의된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개를 '공장식'으로 사육하는 것은 불법이 된다.

'개, 고양이 도살금지법'으로 불리는 '동물보호법 일부 개정법률안'도 발의된 상태다.

표창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이 법안은 축산물 위생관리법 상 가축이 아닌 동물을 임의로 도살하지 못하게 한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이 두 법안을 강력 지지 하고 있다.

이 법안 자체가 '개식용 원천 금지법안'은 아니지만, 통과되면 식용 목적으로 개 사육과 도축은 어렵게 되어 실질적으로 개식용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법제처 대변인실 관계자는 법안 진행 상황 관련해서 "해당 법안이 국회 발의된 상황이고 아직 검토의뢰가 온 상황은 아니다"라고 BBC 코리아에 말했다.

Q. 육견협회나 보신탕 업종도 축산물위생관리법 개정을 외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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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대한육견협회 회원들이 7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광장에서 '개, 고양이 도살 금지법을 촉구하는 단식농성과 기자회견'에 대한 맞불집회를 하고 있다

개 축산과 도축간 괴리가 있다보니 육견단체들은 축산물위생관리법상 도축 가축 범위 내에 개를 넣어달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축산법상 개도 가축이라, 축산물위생관리법상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동물에 개를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고기도 적법한 고기로 인정하면 합법적으로 도축·유통·판매할 수 있기에 더욱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Q. 개고기 법적 논쟁은 언제부터 시작됐나?

법적 논쟁은 역사가 길다.

1984년 한국 정부는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보신탕 식당을 폐쇄키로 하는 판매 금지 행정지시를 내린다. 이어지는 해외 비난에 따른 조처였다.

그러나 이는 개고기 수요가 있었던 만큼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

1999년에는 음성화된 개고기 식용을 합법화하는 축산물가공처리법이 발의됐으나 무산됐다.

2008년 서울시는 개고기의 위생적 관리를 위해 개를 축산물위생관리법 상 가축에 포함시켜 개고기를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하지만 '결국 개고기 합법화'라는 동물단체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2012년에는 찬반 논란이 거듭되자 서울시에서 관련 단속을 않겠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Q.현 정부의 입장은 어떤가?

청와대는 우선 가축에서 개 제외를 검토하겠지만 식용 금지 단계는 아직 유보적이라는 입장이다.

개식용 국민청원에 답을 한 청와대 최재관 농어업비서관은 "동물보호와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동물을 가축으로만 정의한 기존 제도가 시대에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법으로 개고기 식용을 금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 반대 51.5%, 찬성 39.7%로 나타났고, 관련 종사자들의 생계 대책 등도 함께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사회적 논의에 따라 단계적으로 제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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