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창살 없는 감옥, 호주 난민 수용소에 피어난 기적 ‘책 한 권’

쿠르드 난민 출신의 베루스 부초니는 난민 수용소의 삶을 바탕으로 최근 책을 펴냈다
이미지 캡션 쿠르드 난민 출신의 베루스 부초니는 난민 수용소의 삶을 바탕으로 최근 책을 펴냈다

아래는 영국 공영방송 BBC 뉴스의 한국어 라디오, BBC 코리아 방송의 2018년 8월 28일 보도입니다.

[앵커] 전쟁, 천재지변, 또 사상적 이유로 자신의 나라를 떠나야만 하는 사람을 난민이라고 하죠.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걸고 고국을 떠났지만, 이들을 받아들이려는 나라는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난민의 삶은 궁핍을 넘어 때론 참혹하기까지 한데요. 이런 상황 속, 책 한 권을 써 내려간 난민 작가가 있습니다.

베루스 부초니의 이야기를 케빈 킴 기자가 담았습니다.

사용 기기에서 미디어 재생이 지원되지 않습니다
2018년 8월 28일 BBC 코리아 방송 - 창살 없는 감옥, 호주 난민 수용소에 피어난 기적

[기자] 남태평양 작은 섬나라 마누스.

호주 난민 수용소가 있는 이곳은 환경이 열악해 창살 없는 감옥으로 불립니다.

남태평양 강대국 호주는, 자국으로 들어오려는 난민들을 수용하기 위해 이 섬을 인근 국가로부터 대여한 상태.

천여 명의 난민들은, 지척에 있는 호주를 바라보며 입국 허가를 기다리지만, 기약은 없습니다.

희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이곳에서, 최근 책이 한 권 완성됐습니다.

난민 베루스 부초니가 호주 난민수용소에서의 5년간의 삶을 바탕으로 책을 펴낸 겁니다.

"이 책의 궁극적인 주제는 바로 억압입니다. 감옥, 바로 이 곳에서의 삶이죠. 이 밖에도 저에겐 꿈의 나라 호주, 또 제가 떠나온 이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베루스 부초니는, 글의 유출 또는 유실을 우려해, 자신의 글을 종이에 적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종이에 적은 제 글이 발각되면 뺏길 수 있다는 생각에 매일매일 제가 갖고 있던 휴대전화에 조금씩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난민수용소에선 분실. 유실이 빈번합니다. 종이에 기록을 남긴다는 건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최근 호주 내에선 마누스 수용소에서 성폭행 성폭력 등 인권 유린이 빈번하다며, 이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베루스 부초니는 끝으로 "멀쩡했던 사람도 비정상적으로 변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여깁니다. 전 이곳에서 5년을 살았습니다. 이제 세상에, 지난 5년 동안 숨죽여 기록한 이곳의 실체를 공개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관련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