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열병식: 북한, 열병식 의도적으로 축소… '북미 협상 고려한 선행동'

9·9절(구구절)로도 불리는 인민정권 수립일은 북한에서 4월 15일 김일성 출생일(태양절)과 2월 16일 김정일 출생일(광명성절)에 이은 최대명절로 꼽힌다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9·9절(구구절)로도 불리는 인민정권 수립일은 북한에서 4월 15일 김일성 출생일(태양절)과 2월 16일 김정일 출생일(광명성절)에 이은 최대명절로 꼽힌다

북한의 정권수립 70주년 기념 열병식이 소소하지만 알차게 진행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등 국가전략무기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염두에 두고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9.9절-정권 수립 70주년 기념 열병식의 규모를 축소했으며 대외적인 홍보를 자제하는 등 수위 조절을 했다는 데에 공감했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 국면을 염두에 두고 미국 측에 신뢰를 주기 위한 차원이었다는 해석이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연구실장은 "북미 간 비핵화, 북미관계에 진행 국면에 있어서 자칫 상대방이 오해할 수 있는 행동은 자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상대방을 배려하고 양보와 신뢰를 주는 차원에서 평가할 수 있으며, 이것을 북한이 미국의 눈치를 본다거나 위축된 것으로 보기 보다는 선행동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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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그동안 9·9절마다 통상적인 기념행사로 열병식과 중앙보고대회, 금수산 궁전 참배, 각종 경축공연 및 연회를 진행했다

김 실장은 아울러 이번 기념식이 정권수립 70주년 기념식치고는 전체적으로 그 규모는 소소했다며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 쿠바, 캄보디아 등 친북한 국가 인사들이 대부분 참석한 만큼 챙길 것은 챙긴 행사였다고 평가했다.

국가정보원 대북분석관을 지낸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는 오는 18일 남북 정상회담과 향후 북미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상당히 조심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지난 2월 건군절 당시 공개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이번에는 공개하지 않았고 TV 생중계도 하지 않는 등 비핵화 진전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는 분석이다.

"신무기나 ICBM 등을 공개해서 새로운 문제를 일으키는 것 보다는 이번 경우에는 비핵화로 가는데 평화지향적으로 비핵화를 진전시켜 나가겠다는 것에 대해서 대외부적으로 특히 미국 쪽에 인식을 시키려는 그런 의도가 강했다"는 게 곽 대표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세종연구소 정성장 연구기획본부장은 "만약 북한이 이번에 ICBM을 공개했다면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간 화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을 것"이라며 "이는 북한의 비핵화 협상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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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인민이 자기 국가의 창건 70돌을 창대히 기념하게 되는 것은 참으로 의의깊은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8일부터 개최되는 남북 정상회담과 향후 북미 고위급 회담에서 북한의 ICBM과 핵탄두 폐기 문제가 진지하게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정 본부장은 내다봤다.

한편 이번 열병식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까지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유엔의 대북제재 해제를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동엽 실장은 북한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모두 유엔 제재에 묶여 있다며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유엔의 제재 조치도 향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KN-06 대공미사일 등 재래식 무기는 공개한 만큼 핵을 내려놓아도 자신들의 방어 능력, 억제 능력은 충분하다는 점을 과시한 것이라고 김 실장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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