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코스비: 미국의 '국민아빠'...성폭행 혐의로 최장 10년 선고

담당 판사 스티븐 오닐은 코스비가 저지른 범죄의 대가를 치를 날이 찾아온 것이라고 밝혔다 Image copyright Reuters
이미지 캡션 담당 판사 스티븐 오닐은 코스비가 저지른 범죄의 대가를 치를 날이 찾아온 것이라고 밝혔다

한때 미국에서 출연료가 가장 높았던 배우, 빌 코스비.1980년대 전 세계적 인기를 얻은 시트콤 '코스비쇼(The Cosby Show)' 미국의 '국민아빠'로 등극하기도 했던 가 25일(현지시각) 최장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몽고메리 카운티 법원은 올해 81살의 코스비에게 성폭행 혐의에 대한 유죄를 인정해 징역 3~10년을 선고하고 평생 심리치료를 받도록 명령했다.

또 그의 이름을 성범죄자 목록에 영구적으로 남기도록 명령했다.

코스비는 이와 관련해 응답하기를 거부했다.

지난 4월 열린 재심에서도 코스비는 2004년 모교 템플대학의 여자농구단 직원인 안드레아 콘스탄드에게 약물을 먹여 정신을 잃게 한 후 성폭행한 혐의를 포함한 3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당시 코스비는 보석 요청을 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담당 판사 스티븐 오닐은 CNN 방송에 그가 저지른 범죄의 대가를 치를 날이 찾아온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심각한 범죄를 저질렀어요."

"코스비 씨. 다 돌아온 겁니다. 그날이 온 거에요. 그 시간이 온 거라고요."

콘스탄드의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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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대학 직원인 콘스탄드는 지난 2017년 6월 '멘토'로 여겼던 코스비가 자신에게 약을 먹이고 성폭행했다고 폭로했다.

"그 성폭행이 제 삶에 미친 영향을 진정으로 가늠하기 위해서는, 그 전에 제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부터 이해해야 합니다. 저는 자신감이 넘치는 상태였어요. 제가 받은 교육과 훈련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게 하리라 믿고 있었죠."

"그 성폭행 이후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고통이 대신 말해줬어요. 수치심에 뒤덮였죠. 자기 의심과 혼란에 평소에 어려움을 털어놓던 가족마저 거리를 뒀어요. 완전하게 혼자였어요. 누구도 믿지 못했어요. 저 자신조차도요."

"빌 코스비는 제 안의 아름다움과 젊고 건강한 영혼을 가져가서 짓밟았어요. 제 건강, 활력, 열린 마음, 저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 대한 신뢰까지 모두 강탈했죠."

"과거에 얽매이기보다, 미래를 보고 나아가고 싶습니다. 제가 원래 돼야 했었던 사람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고 싶어요."

몽고메리 카운티 소속 케빈 스틸 검사는 이번 사건이 성폭행이 한 인간에게 끼칠 수 있는 영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콘스탄드가 용기 냈기에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었어요. 이번 사건이 그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놓았는지 들으셨죠?"

"그것을 이렇게 몇 년 동안이나 전 세계 사람들 앞에서 드러낸다는 건 누구에게나 엄청 어려운 일이에요. 콘스탄드는 조용한 삶을 선택할 수도 있었어요. 하지만 정의가 실현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죠."

법정에 선 코스비는 혼자였다

나다 타우픽, BBC 펜실베이니아주 특파원

빌 코스비는 양형 중 감정이나 후회를 거의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이 결정적인 순간에 그를 지지해줄 가족이나 동료들도 없었죠.

법원은 가득 찼습니다. 안드레아 콘스탄드를 포함한 고소인들도 뒷줄에 앉아있었죠.

고소인 중 한 명인 제니스 디킨슨은 판결이 나오자마자 기대와 기쁨에 손뼉을 쳤습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조용히 손만 들었죠.

형이 확정되고 그것이 읽혀나갈 때에서야 그들이 비로소 안심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들은 이것이 절대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바로 눈앞에서 그 심판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자기의 연기력과 TV 속 자신의 모습을 악용해 피해자들을 침묵시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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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크리스틴 더 들라는 법정에서 코스비가 정신장애의 징조를 보였으며 재범 가능성이 있다고 증언했다.

이를 고려한 판사는 코스비가 늙고 눈이 잘 보이지 않아 결코 위협적이지 않다는 피고 측 주장에도 그를 잠재 성폭력 위험군으로 분류했다.

위험군으로 분류된 그는 주 경찰 목록에 등재되어 감시되며 지역 사회에 성범죄자 신분이 노출된다.

그의 이웃, 주거지 근처 보육원, 학교 등이 그의 소재지를 통보받게 되기 때문이다.

그는 또 평생 의무적 상담을 받아야 한다.

코스비의 대변인 앤드루 와이엇은 이 재판을 미국 역사상 가장 인종 차별적이고 성차별적인 재판이라고 비난하면서 유죄 판결을 받은 코스비가 "성 전쟁(sex war)"의 희생자라고 말했다.

하나 스틸 검사는 코스비의 몰락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피고인은 수십 년간 자신의 명예와 재산을 남용해 진짜 자아와 범죄 사실을 숨길 수 있었습니다. 그는 자기의 연기력과 TV 속 자신의 모습을 악용해 피해자들을 침묵시켰죠."

"하나 돈이 많다고 해서, 유명하다고 해서, 어딘가 밥을 먹기 위해 들리는 것만으로 주목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범죄를 저지르거나 그에 마땅한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60명의 여성 고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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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드 외에도 60여 명의 여성이 코스비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아무런 판결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코스비가 그들을 '거짓말쟁이'라고 깎아내리자 이들은 코스비를 명예훼손 혐의로 다시 한번 고소했다.

스틸은 "진술한 여성의 수에 놀랐다"며 "모두 코스비가 마약을 먹이거나, 코스비에게 폭행 혹은 강간을 당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고발자 릴리 버나드와 전 모델 재니스 디킨슨은 화요일 판결이 이후 트위터로 '정의는 이루어진다! #MeToo'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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