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 유엔총회에 모인 남북미...'종전선언'으로 이어질까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3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Image copyright 뉴스1/청와대 제공
이미지 캡션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3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한국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오후(현지시간)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을 방문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청와대는 이 선언을 "실질적인 종전 선언"이라고 평가했다.

또, 한미 두 정상도 이번 만남에서 '종전선언'과 관련해 논의할 것이란 분석이다.

두 정상은 25일과 26일 각각 유엔총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이어 북한 리용호 외무상도 연설한다.

전 세계 정상들이 모인 유엔총회 자리에서 이들이 종전선언에 대한 내용을 언급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종전선언의 개념, 의미 그리고 한계점을 짚어봤다.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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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삼지연초대소를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산책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20일 종전선언은 "출발점"이라고 정의했다.

문 대통령은 "65년 전 정전협정을 체결할 때에는 그해 내에, 단시일 내에 전쟁을 종식한다는 선언을 의미했다. 그런데 그 약속이 65년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그래서 "그 출발로 전쟁을 종식한다는 정치적 선언을 먼저 하고 그것을 평화협정체결을 위한 출발점으로 삼아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룰 때 평화협정 체결과 동시에 전쟁 청산이라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종전선언 개념"이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종전선언'은 출발점이고 평화협정이 종착역인데, 평화협정은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는 최종단계에서 이뤄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북측의 견해도 이와 같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JTBC 뉴스룸에 출연한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도 종전선언을 비슷하게 표현했다. "평화조약의 서문과 같은, 서론과 같은 거라고 인식을 하면 된다"고 문 특보는 말했다.

아울러 유엔사 지위, 주한미군 필요성과 같은 문제는 한미동맹의 문제이고 종전선언과는 무관하다고 문 대통령은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그런 문제는 완전한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평화가 구축된 이후에 다시 논의될 수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4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전쟁이 곧 끝난다"라고 트위터에 올렸다.

종전선언의 법적 효력

그렇다면 '선언'과 '협정', '조약' 간의 차이는 무엇이고 법적 효력은 어떻게 될까?

선언은 정치적 선언이고 정치지도자 간 협정이다. 그래서 일종의 정치적인 구속력은 있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다. 지난 4월 남북이 발표한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이 이에 속한다.

하지만 '선언'도 높은 수준의 정치적 합의로 볼 수 있다. 양국 정상이 공동으로 인식하는 것을 국제사회에 공표하는 것이고, 양국은 이를 이행해야 할 책임이 생기기 때문이다.

정상 간의 어떤 합의가 국제법·국내법적인 효력을 가지려면 '협정' 혹은 '조약'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문서로 만들고 입법부의 동의도 받아야 한다. 입법부 동의 없는 조약은 효력이 없다.

일례로 앞서 2000년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나온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은 국회 비준을 받지 못했고, 결국 법적 규범력을 갖지 못해 실질적 이행이 담보되지 못했다.

흥미로운 점은 국회 비준의 대상은 국가 간 조약이라는 것이다. 한국 헌법은 북한을 별도의 나라로 보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 남승한 변호사는 '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남북이 합의서를 체결하는 경우에는 ▶대통령이 합의서를 체결 비준하고,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친 후, ▶국회는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합의서 입법사항에 대해서는 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지도록 한다고 법률방송뉴스에 말한 바 있다.

평화협정은 '옛날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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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휴전회담부터 4월 역사적인 1차 남북정상회담까지 이뤄진 판문점

그렇다면 종착역인 '평화협정'은 어떻게 봐야 할까?

평화협정으로 전쟁을 끝내는 건 2차 세계대전 이전의 "옛날 방식"이라는 의견도 있다.

아산정책연구소 이기범 연구위원은 "오늘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은 전쟁이 합법일 수 있었던 1945년 이전의 국제법적 사고에 불과하다"며 "한국전쟁의 종결에는 평화협정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 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에 "쉽게 말해 1945년 이전엔 선전포고가 전쟁의 시작이었고 평화협정이 전쟁의 끝을 의미했다"며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UN 체제가 성립되었고, UN 헌장 제2조 제4항 9은 국가들의 무력사용을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즉, 법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전쟁이 기본적으로 불법이기 때문에 평화협정으로 끝낼 필요가 없다는 거다. 다시 말해 법적 효력이 있는 조약보다는 정치적 선언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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