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지뢰 제거: '들어가면 죽는다'... DMZ은 어쩌다 지뢰밭이 되었나

경기도 연천 내 지뢰 경고문 Image copyright ED JONES
이미지 캡션 경기도 연천 내 지뢰 경고문

비무장지대(DMZ)는 잘 알려진 대로 '비무장지대'가 아니다.

도리어 중무장지대다. 온갖 종류의 무기가 집중배치 되어 있고, 그 대표적인 무기는 '지뢰'다.

남북은 1일부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주변과 강원도 철원의 비무장지대(DMZ) 일대에서 지뢰 제거 작업을 시작했다. 지난달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체결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의 일환이다.

지뢰는 15세기 중국 명나라 때 사용되기 시작해서, 1차 세계대전 때 보편화됐다. 유엔(UN)과 국제적십자위원회에 따르면 1996년까지 전 세계에 1억1000만 개의 지뢰가 묻힌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들은 지뢰를 제거해 왔다.

DMZ처럼 지구상에 많은 지뢰가 방치되어 온 곳은 이제 거의 없다. DMZ가 어떻게 지뢰밭이 됐는지 BBC 코리아가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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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경기도 연천에서 지뢰 제거 작업 중인 한국지뢰제거연구소의 김기호 소장

언제, 어떻게 심어졌을까

DMZ 내 지뢰 중에는 6·25 전쟁 과정에서 국군, 인민군, 미군, 중국군 등이 전선 곳곳에 매설하고 살포한 지뢰가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DMZ 내 지뢰는 6·25 전쟁 중 혹은 전후에만 심어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뢰 매설은 1960년대부터 심지어 최근에도 이뤄졌다.

한국지뢰제거연구소의 김기호 소장은 YTN에 1960년대 초에 한국군이 월남전에 파병을 가자 한반도에 안보 공백이 발생했고, 이를 틈 타 북한 간첩이 DMZ로 침투했다고 했다.

그가 제거한 지뢰의 생산연도를 보면 "1960년, 1964년에 생산한 지뢰들"이었다며, "(북한) 간첩의 침투를 막기 위해서 지뢰를 매설했다"고 김 소장은 말했다.

북한군이 최근까지도 꾸준히 지뢰를 매설해 왔다고 한국군은 보고 있다. DMZ를 연구해 온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한겨레 기고문에 북한은 "지뢰지대를 '지뢰원'이라고 부른다"며 "탈북자 저지선으로도 효과가 상당하다고 알려진다. 남한으로 귀순하려던 인민군 중에서 고압철책선까지는 무사히 통과했으나 지뢰지대에 걸려서 죽어간 경우도 있다고 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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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경기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평화의 발'. 2015년 8월 김정원·하재헌 하사 등 수색대원 8명이 북한의 지뢰도발 당시 작전했던 상황을 형상화한 조형물이다

정확한 수는 어떻게 되나

국제지뢰금지운동(ICBL) 등은 남북 DMZ에만 200만 개 이상의 지뢰가 묻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DMZ 일대에 매설된 지뢰 숫자는 정확히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유는 바로 '미확인지뢰지대'다. 전문가들은 지뢰지대를 '계획지뢰지대'와 '미확인지뢰지대'로 나눈다.

'계획지뢰지대'는 군이 계획적으로 지뢰를 매설한 지대를 말한다. 이 경우 지뢰의 수량과 종류 그리고 매설 방법과 위치 등의 정보를 군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 '미확인지뢰지대'는 그렇지 않다. 지뢰의 수량과 종류 그리고 매설 방법과 위치 등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DMZ 남측 지역 내 '미확인지뢰지대'는 97㎢로 여의도 면적의 33배에 달한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미확인지뢰지대에 대해 정부 차원의 전수 조사를 한 적은 없다"고 지적했다. 남측 상황이 이런 가운데, 북측 지역에 북한이 매설한 지뢰는 추정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제거가 힘들었던 이유

2015년 북한군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로 중상을 입은 당시 하재헌 육군 하사는 지난 8월 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3년전 2015년 8월 4일 수색대대 출신인 저는 그날 DMZ수색작전을 명받고 작전을 갔죠... 그런데 북한군의 지뢰도발... 그날로 인해 양쪽 다리 절단을 하고 의족을 끼고 생활하게 되었죠"라고 회상했다.

당시 DMZ 내 '목함지뢰'에 대한 언론 보도가 잇따랐다. 목함지뢰는 2차 세계대전 때 구소련군이 처음 개발한 것으로 뚜껑이 있는 나무 상자에 폭약과 기폭 장치를 넣어 제작된다.

나무로 만들어져 일반 지뢰탐지기로 포착하기가 쉽지 않고, 물에 잘 뜨기 때문에 폭우나 홍수, 산사태 등으로 유실돼 떠내려가기도 한다.

우리 군이 매설한 지뢰 중 M-14 대인지뢰도 크기도 작고 무게도 100g에 불과할 정도로 가벼워서 장마철 이후에 떠내려가서 폭발 사고가 나기도 한다.

지뢰지대를 표시한 지도가 있으나 정확도가 크게 떨어진다고 전문가들이 평가하는 이유다. 민간인이 다치고 죽는 경우가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 소장에 따르면 2001년 이후 발생한 지뢰 사고 66건 가운데 군인이 피해자인 경우는 26건이었고, 민간인이 피해자인 경우는 40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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