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생리대 말고 생리컵...재사용 가능 위생용품 인기 배경은?

A woman holding a menstrual cup.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생리는 여성들에게 삶의 일부지만 공개적으로 말하기가 쉬운 주제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 이 주제는 각국에서 토론과 대화의 주제가 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생리 빈곤'이라는 의제도 계속해서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위생용품 구매에 돈을 얼마만큼 소비하고 있을까.?

영국 시장조사기관 민텔에 따르면 영국에서 위생용품 시장규모는 2017년 기준으로 약 2억6천5백만 파운드(약 3900억 원)에 달한다. 탐폰, 생리대, 팬티라이너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한국 관련 시장 규모는 업계 추정치로 연간 4500억~5000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영국의 경우 2016년 이후 매출이 570만 파운드(약 83억 원) 가량 감소하고 있다.

민텔의 헤라 크로스안 연구원은 그 원인을 소비자 지출이 줄었다기보다는, 위생용품 업체들이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가격을 내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재사용 가능한 위생용품 인기

생리대와 탐폰이 여전히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는 재사용 가능한 제품을 홍보하는 게시물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재사용 위생용품에는 생리컵, 면생리대, 탐폰 어플리케이터 등이 있다.

구글 검색 결과를 봐도 '재사용 가능 위생용품' 검색수가 늘어나고 있다. 9월 기준으로 2012년 대비 올해 4배가량 증가했다. 그 중 생리컵은 가장 인기 있는 검색어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 각각 월마트와 부츠 같은 대형 소매업체들이 생리컵을 구비하고 있는데 최근 10년 동안 생리컵 매출은 두 자리 수로 증가했다.

변화의 배경

영국에서는 플라스틱과 환경오염 이슈가 화두가 되면서 재사용 가능한 위생용품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영국 정부는 플라스틱 사용 관련해 협의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비닐 봉투 사용료도 10펜스로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

사회 분석가들은 재사용 가능 위생용품에 소비자들이 눈을 돌리기 시작한 이유를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에서 찾고 있다.

이미지 캡션 대부분의 일회용 생리대에는 재활용이 불가한 플라스틱이 들어 있다

수많은 생리대와 탐폰이 대게 플라스틱 성분인 비닐로 싸여져있는데 사용 후 이 폐기물 대부분은 매립지로 흘러간다.

2017년 영국 해양생물 보존협회(MCS)는 영국 해변에 많은 위생용품이 떠내려 온다고 보고한 바 있다.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소셜 미디어에서는 '플라스틱 제로' 위생용품 상품이 대중화되고 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서도 '친환경 생리용품'을 알리는 채널이 생겨나고 있다.

돈을 절약하기 위해 재사용 가능한 상품에 눈을 돌리는 사람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생리컵의 경우 한 개에 3~4만원 선이지만, 매번 사야하는 생리대와 달리 2년 정도 계속 사용 가능하다.

한국의 경우 지난 해, 릴리안 '독성 생리대' 파동으로 소비자들이 대안 상품으로 눈을 돌리면서 생리컵이 화두가 됐다.

처음에는 정식수입처가 없어 해외직구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지난해 12월부터 식약처가 생리컵 정식 수입을 허가했다.

탐폰세

영국을 비롯한 EU국가, 호주, 미국 등에서는 여성 위생용품에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생활필수품이 아니라 사치용품으로 분류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각 국에서는 이 세금을 폐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생리 빈곤 퇴치 운동가 아미카 조지와 시민단체 프리덤포걸스(Freedom4Girls)는 "저소득 가정에서는 위생용품을 살 돈이 없어서 학교를 가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호주는 2000년 도입됐던 탐폰세를 올해 10월에 없애기로 합의한 상태다.

한국은 2004년부터 위생용품에 부가가치세를 폐지했다.

선진국에 비해 발 빠른 행보였지만 생리대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질 않았다.

무엇보다 생리대 가격이 대표적이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생리대는 개당 331원으로 미국과 일본 181원, 캐나다 202원 등보다 비쌌다.

무엇보다 화학성분이 들어가있지 않은 친환경 유기농 생리대는 평균 가격을 상회한다.

Image copyright 서울시 여성가족 재단
이미지 캡션 나라별 일회용 생리대 평균 가격

이런 상황에서 2016년 한국에서는 '깔창 생리대'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생리대를 살 형편이 안 돼 운동화 깔창을 생리대로 사용한다는 청소년들의 사례가 알려진 것.

논란이 일자 국회는 '청소년복지지원법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그 후 정부는 저소득 계층 청소년에게 필수 보건위생용품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생리가 여성에게 보편적인 현상이라는 점에서 저소득층 복지를 넘어 보편적인 인권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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