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교황 방문: 북한이 트럼프, 교황 등 세계적 인물의 방북 원하는 이유

2014년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 Image copyright 뉴스1
이미지 캡션 2014년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

'2017 북한 종교자유백서'에 따르면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만 3천 여명 가운데 99.6%가 북한에서 종교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없었다고 응답했다.

또 평양이 아닌 지방에 북한 당국이 인정하는 합법적인 예배 장소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98.7%가 없다고 답했다.

이렇듯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 북한에서 가톨릭교회의 최고 지도자인 교황의 방북을 추진하는 데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북한은 지난 2000년에도 당시 교황이던 요한 바오로 2세를 평양으로 초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정영태 북한연구소장은 북한이 전통적으로 방문 외교가 아닌 각국의 정상을 북한으로 불러들이는 초청외교를 지향해 왔다며 이는 결국 수령을 알현하러 온다는 식의 북한 내부 선전용으로 활용되어 왔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수 만명의 북한 주민들이 광장에 모여 수령을 경배하러 온 '손님'을 열렬히, 성대하게 환영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이야기다.

정 소장은 결국 교황의 평양 방문 역시 북한 내부적으로 체제 우월성 선전에 이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서 수령은 유일신, 유일태양이죠. 북한의 외교는 방문 외교는 거의 없었다,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돈을 줘서라도 평양으로 오도록 하는 소위 초청외교, 태양을 모시러 오도록 하는 그런 정책인 거죠. 교황이 평양을 방문하게 되면 이것 역시도 수령님을 알현하러 온다고 하는 그런 이미지로 만들 거예요. 전통적으로 그랬어요. 북한의 공식 외교 문건에도 다 나와 있어요."

실제 북한의 묘향산에 자리한 '국제친선전람관'에는 외국 정상들이 평양을 방문하면서 북측에 제공한 각종 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이 이에 대해 주민들에게 전세계에서 김일성 주석의 주체사상과 리더십을 존경해서 선물을 바친 것으로 선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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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평양 칠골교회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한편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교황 초청은 교황이 국제사회의 제재 해제에 막대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교황이 평양에 간다면 교황까지 왔다, 우린 그만큼 평화를 원한다. 쿠바와 미국의 국교정상화와 마찬가지로 제2의 쿠바-미국, 북미 관계 개선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줄 수 있다 그런 거예요. 전 세계적 규모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 조치를 완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거죠."

강 전 장관은 아울러 라틴아메리카 출신의 프란치스코 교황은 막스주의와 천주교가 연계된 '해방신학'에 몰두해 왔다며, 때문에 북한이 보다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1960년대 독립을 이룬 아프리카 나라들을 비롯해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등 제3세계 국가들은 비동맹을 결성해 반제국주의 분위기를 형성했으며 북한 역시 이들과 뜻을 함께 하며 1975년 비동맹회담에 가입한 바 있다.

결국 북한의 이같은 초청외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북 성사를 위한 노력으로도 이어질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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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1992년 4월 평양을 방문한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김일성 주석에게 자신의 저서와 성경을 선물했다

정영태 북한연구소장은 "세계 최고의 권력을 가진 미국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다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이런 초청외교 자체의 핵심이라고 봐야 되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북한이 이제까지 고대해왔던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체제 존립의 밑바탕인 '반미', '반제국주의'의 상징인 미국의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다는 것 자체가 북한에게는 승리로 돌아갈 수 있다는 해석이다.

유럽을 순방 중인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17일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리는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에 참석할 예정이며, 프란치스코 교황을 직접 만나 북한의 초청 의사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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