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승소 이후...주목할 3가지 핵심 포인트

약 13년 전 소송을 제기한 강제징용 피해자 4명중 유일한 생존자인 이춘식(94) 할아버지가 소회를 밝히는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Image copyright 뉴시스
이미지 캡션 약 13년 전 소송을 제기한 강제징용 피해자 4명중 유일한 생존자인 이춘식(94) 할아버지가 소회를 밝히는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이 판결이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국 대법원은 30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13년 만에 피해자 손을 들어줬다.

일본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원고들의 손해배상 청구권까지 없어졌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한국 정부와 학계에서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피해자들의 개인 청구권에 입각한 배상 요구는 어렵다고 봤다.

이같은 논리로 일본 최고재판소도 2003년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패소를 확정했다. 이번 한국 대법원 판결은 일본 최고재판소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이번 재판은 앞으로 한일관계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주목해야 할 핵심 쟁점 3가지를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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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일본 아베 신조 총리

1.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할 수 있을까?

일본 아베 신조 총리는 한국 대법원 판결에 대해 "(개인 청구권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의해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며 "국제법적으로 비춰볼 때 있을 수 없는 판결"이라고 30일 말했다.

이어 "일본 정부로서는 의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고노 다로 외무장관은 "한국 측에 즉시 국제법 위반을 시정하는 것을 포함해 적절한 조치를 강구할 것으로 강하게 요구한다"며 "(한국이) 즉시 적절한 조치를 강구할 수 없는 경우 일본 정부는 일본 기업의 경제활동 보호의 관점에서 국제 재판을 포함해 모든 선택지를 시야에 넣고 대응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일본이 이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할 수 있을까? 한국은 ICJ의 의무적 관할권을 수락하지 않은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이 응하지 않으면 국제 재판은 열리지 않는다.

한국 정부는 이번 판결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30일 정부의 대응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론을 생각하면 한국이 일본이 ICJ에 제소하는 것에 동의할 가능성은 작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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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30일 대법원에서 이춘식(94) 할아버지의 손을 이희자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대표가 잡고 있다

2. '신일철주금'이 배상 안하면 다른 방법 있을까?

그렇다면 이런 정치적 상황 가운데 신일철주금이 과연 자발적으로 배상을 할까?

패소 후, 신일철주금 측은 NHK에 "한일 청구권 협정, 경제협력협정 및 일본 정부 입장에 반하는 판결로 매우 유감"이라며 "판결내용을 자세히 검토하고 정부 대응 등을 바탕으로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31일 일본 시민단체인 '일본제철 전(前)징용공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에 따르면 신일철주금은 지난 2012년 6월 26일 개최한 주주총회에서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을 수용할 의사를 밝혔다.

일본 내에서 우리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도우며 소송을 이끌었던 일본인 변호사 자이마 히데카즈는 3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신일철주금이 일본 정부의 압박이나 일본 내 여론 때문에 자발적으로 배상하기가 쉽지 않지 않겠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강제집행이 방안이 될 수 있다. 일본 법원의 2003년 판결에 의해 신일철주금의 일본 내 자산은 강제집행 대상이 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국내 언론은 신일철주금의 국내 자산으로는 포스코 지분이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당 지분이 국내 증권시장이 아닌,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사들인 주식예탁증서(DR)기 때문에 어려울 것으로 본다. 조병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중앙일보에 "해외 증시에서 거래한 DR을 국내 재산으로 볼 수 있을지가 문제고, 이를 압류하기 위해 미국 법원에 강제집행을 요청해야 할 수도 있는데 거기서 받아들여 줄 것인지 역시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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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359차 정기 수요시위

3. 위안부 등 다른 일제 피해자 소송에 미칠 영향은?

이번 판결이 위안부 등 다른 일제 피해자 소송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강제징용 사례만 본다면, 대한변호사협회 등에 따르면 강제징용 피해자가 일제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이번 소송을 제외하고 총 14건이다. 피해자 및 유족 962명이 일본 기업 87곳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들이다.

추가 소송이 잇따를 수도 있다. 정부가 집계한 강제징용 피해자가 14만8961명이고, 유가족도 소송 제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판결 다음 날 열린 수요시위에서 위안부 피해자들과 시민운동가들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도 공식 사죄하고 배상하라고 일본 정부에 촉구했다.

정의기억연대 윤미향 이사장은 "위안부 피해자도 2015년 한일 합의 후 소송을 내 재판이 진행 중인데, 일본 정부에 소장이 송달됐는지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박근혜 정부는 2015년 12월 28일 한일 간 위안부 피해 문제에 합의한 한달 후인 2016년 1월 28일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해당 소송에 대해 지금까지 심리를 한 차례도 열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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