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내 '백신 불신' 퍼지고 있다...영국판 '안아키'

SNS를 중심으로 MMR 백신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이 돌면서 MMR 예방접종율이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 Image copyright Science Photo Library
이미지 캡션 SNS를 중심으로 MMR 백신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이 돌면서 MMR 예방접종률이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

'아이에게 백신을 맞추지 말자.'

2013년 한국에서는 '약을 안 쓰고 아이를 키운다'는 사람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 '안아키'가 논란의 중심이 됐다.

영·유아 필수 예방접종 거부 등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치료법을 공유하고 권장했기 때문이다.

안아키는 결국 지난 2월 운영자인 한의사 김 모 씨가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부정의약품 제조) 및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며 폐쇄됐다.

최근 영국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발생했다.

SNS를 중심으로 자녀에게 홍역, 볼거리, 풍진 예방 접종인 MMR 백신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이 돌면서 MMR 예방접종률이 목표치를 밑도는 것이다.

도입된 지 30년

올해는 영국에 MMR 백신이 도입된 지 30년을 맞는 해다. 이 가운데 잉글랜드의 최고 의료 책임자(Chief Medical Officer)인 데임 샐리 데이비스 교수는 MMR 백신이 안전하며 더 많은 아이가 접종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스 교수는 일부 부모들이 SNS에 떠도는 "가짜 뉴스"를 믿고 접종을 안 하고 있다며 부모들이 이를 무시하고 아이들에게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지 캡션 데임 샐리 데이비스 교수

그는 "연예인들을 비롯한 많은 이들이 이 소문을 믿고 있지만 소문은 틀렸다"며 "30년 넘게 수백만 명의 아이들에게 예방 접종을 했다. 안전하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의 목숨을 구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소문을 퍼뜨린 사람들은 아이가 죽을 때 책임을 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영국은 현재 87%인 MMR 백신 접종률을 95%까지 끌어올리기를 희망하고 있다.

한국의 MMR 백신 접종률은 97.8%로 영국을 포함한 대부분 선진국보다 높다.

홍역이 돌아온 이유

MMR 백신의 등장으로 홍역, 볼거리, 풍진 감염자는 크게 줄었고, 세계보건기구(WHO)는 작년 영국을 '홍역 안전(measle free)'국으로 선언했다.

하지만 이가 영국에서 홍역이 아예 사라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데이비스 교수는 올해에도 영국 내 MMR 백신을 놓친 이들을 중심으로 903건의 홍역이 발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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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영국은 현재 87%인 MMR백신 접종률을 95%까지 끌어올리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는 "백신을 맞으면 보호를 받지만, 그래도 집단면역(herd immunity)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며 "해외에서 감염된 채 입국하는 이들이 질병을 전염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MMR 백신은 보통 생후 12~15개월에 한 번, 4~6세에 또 한 번 접종한다. 또 제때 백신을 접종받지 못한 아이들은 '캐치-업' 주사 한 대로 만회할 수 있다.

소문의 시작

논란의 발단은 1998년 발표된 앤드루 웨이크필드 박사의 논문이었다. 그는 이 논문을 통해 MMR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후 그가 연구 결과가 거짓으로 밝혀졌고, 오늘날 해당 연구는 학계에서 틀렸다고 본다.

심지어 이 논문에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이 밝혀져 영국 의학위원회는 2008년 웨이크필드 박사의 의사 면허를 박탈하고 논문이 기고됐던 학술지 랜싯은 그의 논문을 철회했다.

그러나 논문이 초래한 반 백신 풍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MMR 백신 접종률은 1990년대 후반 80%, 2003년도에는 79%까지 하락했다.

이후 많은 공중보건 캠페인을 통해 잘못된 오해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접종률을 다시 올라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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