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복권의 심리학...로또에 당첨되면 정말 행복할까?

미국 '메가밀리언' 복권은 당첨자가 한동안 나오지 않으면서 누적 당첨금이 1조 원을 돌파했다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미국 '메가밀리언' 복권은 당첨자가 한동안 나오지 않으면서 누적 당첨금이 1조 원을 돌파했다

마침내 15억 3700만 달러(약 1조 7300억 원) 복권의 당첨자가 나타났다.

24차례 연속으로 1등 당첨자가 없어 사상 2번째 최대규모까지 오른 당첨금이 25번째에 드디어 주인을 찾은 것이다.

이번 기록은 역대 최고 기록 당첨금인 16억 달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당첨 확률이 무려 3억 3000만분의 1이었다.

미국 내 모든 성인이 복권을 모두 다른 번호로 1장씩 사더라도 당첨자가 나오지 않을 확률이 7%나 됐다.

이제 당첨자가 발표됐으니 더 흥미로운 질문을 던질 때가 됐다.

당첨자는 이제 어떤 삶을 살게 될까? 그는 얼마나 '운'이 좋은 걸까?

연구 결과를 보면 예상외 결과에 놀랄지도 모른다. 결코 희망적이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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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로또 당첨의 축복은 언제든지 저주로 바뀔 수 있다

실수령액은?

우선 염두에 두어야 할 첫 번째 사실은 실제 수중에 들어오는 금액은 당첨금보다 훨씬 적다는 것이다.

이번의 경우 당첨금을 지금 받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하나는 바로 당첨금의 50%가량인 8억 7800만 달러(약 9890억 원)를 일시불로 받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30년에 걸쳐 15억 3700만 달러를 나눠서 받는 것이다.

당첨금을 한번에 받으려면 당첨금의 절반을 포기해야 하고, 30년을 기다린다면 물가 상승으로 인해 실제 수령액의 가치는 떨어질 것이다.

또 내야 하는 세금도 만만치 않다.

플로리다와 텍사스와 같은 곳은 주민이 일시불로 당첨금을 받기를 원할 경우 주 정부 대신 연방정부에서 2억 1200만 달러(약 2389억 원)를 세금으로 징수한다.

이 경우 당첨자는 당첨금 절반에서 다시 2억 1200만 달러를 뺀 나머지 금액을 받을 수 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번 당첨자의 경우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거주하고 있어, 일시불로 당첨금을 지금 받을 경우 주 정부 7%의 징수금을 뺀 6억 600만 달러(약 7440억 원)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장밋빛 미래?

물론 애초 당첨금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여전히 큰 금액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복권에 당첨되면 인생이 장밋빛으로 바뀔 것이라고 짐작한다.

하지만 학자들은 당첨자들의 삶이 항상 희망적이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경제학자 구이도 임벤스와 부르스 사세르도트 그리고 통계학자 도널드 루빈은 2001년 논문을 통해 당첨자들이 예상치 못했던 난관에 부딪힌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례로 복권 당첨자들은 평균적으로 당첨 이후 10년간 수령금의 16%만을 절약하고, 나머지는 탕진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미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은 복권에 당첨되더라도 재정적 어려움을 최종적으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복권 당첨자 중 3분의 1가량은 파산하기도 했다.

나 또한 연구를 통해 큰 금액을 상속받은 20대, 30대, 40대가 평균적으로 잘못된 투자 혹은 지출로 인해 상속금의 절반을 잃었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그 많은 돈을 어떻게?

복권 당첨자는 어떻게 파산에 이르는 걸까?

우선 당첨자의 대략적인 상황부터 가정하고 생각해보자.

한 인구 통계학 조사에 따르면 복권 구매율은 30대가 가장 높고 이후 연령대에서 서서히 줄어든다.

미국인의 평균 수명은 79살이다. 그 뜻은 당첨자가 30대 중반에 당첨됐다고 가정했을 시, 파산에 이르기 위해서는 앞으로 45년 동안 9억 달러를 써야 한다는 말이다.

이는 은행에서 받는 이자를 고려해 볼 때, 매일 5만 5000달러(약 6천 200만 원)가량을 써야 가능하다.

또 파산이라는 건 돈이 아닌 고급 주택, 미술품, 페라리와 같은 자산도 전혀 없다는 뜻이다.

매일 6천만 원을 써야 하는데도 파산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어떻게 그런 상태까지 갈 수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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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파산은 집, 차, 물품을 포함해 보여줄 자산이 전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순간에 빈털터리로

헌팅턴 하트퍼드라는 사람의 예를 들겠다.

1911년에 태어난 하트퍼드는 그레이트 애틀랜틱 앤 퍼시픽 티 컴퍼니(Great Atlantic & Pacific Tea Company, A&P)의 후계자였다.

남북 전쟁 직전 세워진 A&P는 대형 식료품 체인으로 오늘날의 월마트 혹은 코스트코를 생각하면 쉽다.

하트퍼드는 12살 때 9000만 달러를 상속받았다.

이는 오늘날의 가치로 13억 달러(약 1조 4600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그는 1992년 뉴욕에서 파산을 선고했다.

세계에서 가장 부자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린 지 70여 년 만의 일이었다.

하트퍼드는 투자에 재능이 없었다.

부동산, 미술관 개설, 극장 및 공연 지원 등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다가 수백만 달러를 잃었다.

그는 또 버는 돈에 비해 호화로운 생활을 즐겼다.

부자에서 빈털터리가 된 그는 파산을 선언한 뒤 그는 사망할 때까지 딸과 함께 바하마섬에서 은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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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하트퍼드

당신에게 행운이 따르길

하트퍼드의 이야기는 여러 학술 연구와 함께 어우러져 갑작스러운 행운이 항상 행복한 결말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돈을 잃는 것은 생각보다 쉽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복권에 당첨되지 않았다면 다음에는 운이 따르길 빈다.

혹시 당신이 복권에 당첨됐다면 오히려 더 나은 운이 따르길 빈다.

모두 탕진해버리고 파산하지 않도록 말이다.

어쨌든 한 가지 중요한 교훈은 당첨됐든 아니든 우리는 살면서 돈을 모두 써버리고 싶은 유혹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 제이 자고르스키,보스턴 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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