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3법: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 공개, 후속 조치법 두고 고성 오가는 이유

김용임 한유총 비상대책위원회 대외협력부장이 교교육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밤낮 헤드랜턴을 쓰고 일한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Image copyright 뉴스1
이미지 캡션 김용임 한유총 비상대책위원회 대외협력부장이 교교육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밤낮 헤드랜턴을 쓰고 일한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달 폐원 신청을 한 사립유치원이 60곳까지 늘었다. 이 뒤에는 사립 유치원 비리를 끊자는 취지로 나온 '유치원 3법'을 둘러싼 갈등이 있다.

이 법은 지난 10월 공개된 비리 유치원 명단의 후속 조치다.

명단 속 사립 유치원 가운데는 정부 지원금을 빼돌려 명품가방과 콘돔 등 성인용품을 구매한 원장이 있는가 하면, 흙침대나 김치냉장고를 사는 등 공금을 빼돌린 이도 있었다.

이 때문에 사립 유치원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정치권도 근본 개선책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그 개선책의 일환으로 나온 유치원 3법은 상임위원회 단계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법안 심사 관련해서 갈등을 벌이는 등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열린 교육위 법안심사소위는 이들이 맞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끝났다.

사립 유치원 개혁법을 두고 대체 갈등이 빚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유치원 3법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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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정부 지원금을 빼돌려 명품가방과 콘돔 등 성인용품을 구매해 논란이 됐던 동탄 환희유치원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 3가지 법안. 박용진 의원이 대표 발의해서 박용진 3법으로 불리기도 하고 유피아(유치원+마피아) 3법으로도 불린다.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이 여기에 속한다.

박용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3법에는 사립유치원 비리를 막기 위해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고 유치원 평가 정보에 대한 학부모의 접근권을 늘리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1. 유아교육법 개정안

교육부 장관이나 교육감 등 공적 기관이 유치원 회계관리를 하도록 유아교육정보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한다. 또, 사립 유치원이 회계관리시스템 사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유치원 교비가 원장 및 그 가족의 명품가방, 성인용품 사용된 사례들이 적발된 상황에서 '에듀파인'과 같은 국가 관리 회계시스템 사용을 의무화하자는 것.

비리를 저지른 유치원이 이름을 변경해 다시 문을 열 수 없도록 유치원 설립을 제한하는 부분도 포함돼 있다.

2. 사립학교법 개정안

사립유치원 설립자가 유치원 원장을 겸임할 수 없도록 하는 안. 현재 대부분의 사립 유치원은 원장이 설립자를 겸하고 있다. 그런데 이 경우 유치원에서 비리가 발생했을 때 징계를 하고 받는 대상이 동일해진다. 징계위원회 구성 등의 권한이 사립학교 경영자에게 있는 현행법상, 문제가 생기면 '셀프 징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3. 학교급식법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유치원에는 학교급식법을 적용한다.

그동안 각종 유치원에서 영양상으로 불균형한 저질의 급식 사례가 나와서 화두가 됐었다. 이를 위해 급식 업무는 유치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일정 요건을 갖춘 사람이나 업체에만 위탁하도록 했다.

유치원 3법이 통과되면 전국 대부분 유치원이 영향을 받는다고 보면 된다.

사립 유치원은 유아교육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전국 유치원생은 2018년 기준 67만 5998명으로 그 중 50만 3628명, 약 75%가 사립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국공립 유치원보다 3배 가량 많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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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박용진 더불어민주당의원이 지난 10월 유치원 비리 근절 정책 토론회에서 사립유치원 관계자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개인소유물 VS. 비영리 기관

자유한국당은 따로 법안을 만들자며, 유치원 3법을 반대하고 있다.

회계 투명성 확보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사립유치원의 '사유재산권'가 과도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또, 위반 사안 경중에 상관없이 처벌 규정이 일괄 적용된다며 보완할 점이 있다고 말했다.

자유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전국 유치원 아이들 75%가 사립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상황에 사립 유치원 전체를 비리 집단으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측 역시 반발하고 있다. 개인 재산을 투자해 만든 유치원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범하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들이 불안해한다"며 반발했다.

박용진 의원은 지난 14일 입장문을 통해 "지금은 정쟁을 할 때가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여야가 협력해야 할 때"라면서 "하루빨리 투명한 회계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즉, 사립유치원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시선이 갈리고 있는 것.

한쪽에서는 아이들을 교육하는 기관이니 비영리기관이고, 관련 법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쪽에서는 개인이 설립한 개인 소유물이기에 비영리 기관에 해당하는 법을 일괄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런 가운데 교육부는 19일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사립유치원은 개인사업자가 아니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사립 유치원은 사립학교법과 유아교육법상 법적으로 학교이자 비영리 교육기관이며, 자발적으로 설립기준에 따라 인가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립유치원은 개인이 설립하지만 공익 서비스를 하고 있고 이 때문에 세제 혜택도 받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현행법상 사립 유치원은 취득세, 재산세를 낸다.

그러나 면세대상으로 구분돼 감면 혜택을 받고 부가가치세를 면제받는다.

시민 단체 등 반응은?

비리 유치원 공개를 이끌었던 '정치하는 엄마들' 등 39개 시민단체는 지난 17일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자유한국당을 비리유치원 비호세력으로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자유한국당 문패에 퇴장을 경고하는 레드카드를 붙이는 퍼포먼스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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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 소속 회원들이 유치원3법 통과 촉구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한국당과 한유총이 "유아교육의 공공성 강화를 염원하는 아이, 부모, 교사 그리고 대다수 시민들의 요구를 무참히 짓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유총은 '유치원 3법'을 철회하라며 19일부터 릴레이1인 시위에 나섰다.

한유총은 이번 릴레이 1인 시위를 통해 '박용진 3법 철회'와 '사립유치원 사유재산권 보장' 등을 촉구할 계획이다.

이런 논란 속에서 내년 유치원 원아모집이 시작됐다. 그러나 전국 사립 유치원 60곳은 문을 닫겠다고 통보한 상태.

결국 제도 개선의 방향과 일정도 불투명해져 유치원 학부모들의 불안과 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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