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화재: KT 아현지사 화재 사건으로 드러난 4가지 사실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KT아현국사 화재 현장에서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Image copyright SEUNGKWAN YOO
이미지 캡션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KT아현국사 화재 현장에서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24일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KT 아현지사 화재로 통신이 마비되면서 지난 주말 서울 중심 일대가 '석기시대'가 됐다.

가족과 친구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어 사람들은 공중전화를 찾아 헤맸고, 식당과 가게 등에서는 카드 결제가 안 돼 외상으로 계산을 하기도 했다.

일부 경찰서의 112 신고 시스템도 한동안 작동하지 않았고, 종합병원에서는 의료진 연락수단인 '콜 폰'도 먹통이 됐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화재 진압에 210명과 차량 62대가 투입됐지만, 신고가 접수된 지 10여 시간 만인 24일 오후 9시 26분에야 완전히 불을 잡을 수 있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25일 1차 합동 감식을 벌여 "지하 통신구 150m 가운데 79m가량이 소실됐다"고 말했다.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당국은 26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2차 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KT 아현지사는 어떤 곳이며, 피해가 커진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KT 화재가 알려준 사실 4가지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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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KT 화재로 도심에 퍼지는 연기

아현지사는 'D 등급' 지사?

화재가 난 곳은 KT 아현지사 건물 아래의 '통신구'다. 통신구란 통신 케이블 등이 지나는 '지하도'를 일컫는다. 일부 언론에서는 '지하 통신구'로 지칭하고 있다.

아현지사에는 서울 서대문구·중구·마포구 일대로 연결되는 16만8000 유선회로와 광케이블 220세트가 설치돼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KT 통신망에선 혜화지사와 구로지사가 가장 중요한 거점이다.

아현지사는 혜화지사와 구로지사만큼 중요하진 않지만, KT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아현지사는 "거쳐 가는 회선이 많다"며 일종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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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KT아현지사 화재현장 모습

백업망은 없었다

KT는 전국에 56개의 지사를 직접 운영 및 관리하고 있다. '통신국사'로도 불리는 지사는 통신망의 허브 역할을 한다.

정부는 전국망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에 따라 이러한 지사를 A~D등급으로 나눈다. 이 중 A~C등급에 해당하는 지사는 정부가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통신망 장애를 대비해 백업망을 구축하게 한다.

백업망이 있어야 통신망이 훼손되더라도 다른 망으로 우회 통신이 가능하다.

화재가 난 아현지사는 D등급이었다. 백업망이 없었던 이유다. D등급 지사의 경우 백업망 설치는 기업 자율에 맡긴다. 이같은 D등급 KT지사는 27개로 알려진다.

일각에서는 기업 자율에 맡길 경우 비용 부담 때문에 백업망 설치를 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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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25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의 한 편의점에 KT 화재로 인한 카드결제 불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소방의무시설 아니다

백업망이 없었던 이유 외에 피해를 키운 또 다른 원인으로는 소화기 1대만 구비돼 있었을 뿐, 스프링클러 등 다른 소방방재 시설은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방법 위반은 아니다. 현행 소방법에 따르면 지하구 길이가 500m 이상이고 수도·전기·가스 등이 집중된 '공동지하구'에만 스프링클러·화재경보기·소화기 등 연소 방지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이번에 화재가 난 KT의 지하구는 수도·전기·가스 없이 통신회로와 케이블만 설치된 '단일지하구'였다. 길이도 150m였다. 스프링클러·화재경보기·소화기 등 연소 방지시설을 설치해야 할 의무가 없었다는 것이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서울신문에 "대부분 통신시설이 소방 시설 설치 기준인 500m에 미달할 것"이라면서 "통신구는 길이와 관계없이 소방시설 설치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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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상점에 카드결제 불가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커지는 피해 보상 규모

KT가 화재사고 하루 만인 25일 오후 8시쯤 발표한 첫 보상방안에 따르면, KT의 유·무선 가입자 중 서울 서대문구와 마포구, 은평구, 용산구, 중구, 경기도 고양 덕양구 등에 거주하는 사람은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다.

보상 규모는 1개월 요금으로, 1개월 요금은 전 3개월 평균 사용요금을 기준으로 책정된다.

증권가에서는 KT의 피해 보상액이 수백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5년간 통신장애 사고로 인한 1인당 보상안 중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카드 결제 먹통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 대한 보상까지 더해지면, KT가 부담해야 하는 보상액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KT는 소상공인과 피해 보상에 관해 별도 협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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