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뉴스: 인도 '호파도라' 괴담이 불러온 참극

인도에선 올해에만 스물 여덟 명이 집단 폭행을 당해 숨졌다
이미지 캡션 인도에선 올해에만 스물 여덟 명이 집단 폭행을 당해 숨졌다

아래는 영국 공영방송 BBC 뉴스의 한국어 라디오, BBC 코리아 방송의 2018년 12월 4일 보도입니다.

[앵커] BBC의 특별기획취재 보도, 'Beyond Fake News' - '가짜보도를 뛰어넘어' 시간입니다.

페이크 뉴스, 가짜보도는 사실이 아닌 내용을 퍼뜨리기 위해 언론사의 기사 형식을 빌려 만든 '거짓 정보'를 말하죠.

인도에선 이 가짜보도 때문에 무고한 이들이 목숨을 잃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비키 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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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4일 BBC 코리아 방송 - '호파도라' 괴담이 불러온 참극

[기자] "그들은 어린이들을 납치하고, 장기를 꺼내기 위해 죽이기도 합니다."

최근 인도에서 퍼진 정체불명의 가짜 보도 일부입니다. 가짜 보도를 점검하는 인도 매체 '알트 뉴스(Alt News)'의 패트릭 시나가 말합니다.

"이제 외딴곳에 사는 이들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됐어요. 이들 중 상당수는 '디지털 문맹', 그러니까 인터넷 사용법 및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죠. 이들은 인터넷에서 본 모든 것을 사실이라고 믿어요."

인도 북동부의 아쌈. 이곳에 살던 29살 닐로트팔 다스는 악기를 연주하는 꿈 많은 청년이었습니다. 그의 친구가 닐로트팔의 생전 모습을 떠올립니다.

"젬베나 디저리두 등 전통 북 연주를 좋아했었어요."

이미지 캡션 평범한 청년이었던 닐로트팔이 아동 유괴범으로 몰리는 건 순식간이었다

사건은 지난 6월 8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친구와 함께 다른 지역에 볼일을 보러 다녀오는 길, 작은 마을을 지나치게 된 닐로트팔.

지역 경찰관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어떤 남성이 그를 보고 소리쳤어요. '호파도라'가 나타났다, 이렇게 말이죠."

이 마을엔 어린이들 사이에서 도는 괴담이 하나 있었습니다. 나쁜 짓을 하면 호파도라라는 이름의 납치범이 복면을 쓰고 찾아와 데려간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 괴담은 인터넷을 타고 퍼지며 점차 사실로 받아들여지던 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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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인도에선 스마트폰용 메신저 '왓츠앱'이 가짜보도 확산의 주 매개체로 꼽힌다

[인터뷰 / 마을 주민] "어느 날 딸이 학교에서 들었다면서 호파도라가 어린이들의 신장과 안구를 적출한다고 하는 거예요."

[인터뷰 / 마을 학교 교장] "사람들은 호파도라를 두려워하기 시작했어요. 날이 어두워지면 마을 남자들이 나와서 보초를 섰죠."

마침 그때 마을에 나타난 외지인이었던 닐로트팔에게 시선이 쏠린 건 당연한 일.

[인터뷰 / 마을 학교 교장] "마을 주민들이 연장을 챙겨들더라고요."

[인터뷰 / 마을 주민] "사람들이, 유괴범이다, 유괴범이다, 소리를 치기 시작했어요"

경찰에 따르면 순식간에 주민 200여 명이 모여들었고, 이들은 닐로트팔을 둘러싸고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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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닐로트팔(오른쪽)과 당시 함께 있었던 친구 아비지트 나스(왼쪽)는 모두 이날의 집단 폭행으로 숨졌다

당시 영상엔 피투성이가 된 닐로트팔이 출신 지역과 아버지의 이름을 말하며 울부짖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1시간 뒤 경찰이 출동했고, 닐로트팔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을 거뒀습니다.

인도에선 올해에만 스물 여덟 명이 집단 폭행을 당해 숨졌습니다. 사망자 대부분은 아동 유괴범으로 몰린 상황이었습니다.

인도 당국은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 대해 "살인의 조용한 관중이 되어선 안 된다"고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앵커] '가짜보도를 뛰어넘어' 연속보도는 다음주에도 화요일 자정에서 수요일 새벽 사이, 청취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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