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페이스북 글을 봤을까?

김정은 위원장 Image copyright AFP/Getty Images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에 문재인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화답했다.

친서로 답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30일 말했지만, 우선은 SNS를 통해 친서를 보낸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과 더불어 새해 인사를 전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진심을 가지고 서로 만난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습니다. 오랜 시간이 걸려 여기까지 왔고, 한 해 동안 많은 변화를 이뤘습니다"라며 "앞으로도 어려움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서로의 마음도 열릴 것입니다"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연말, 바쁜 중에 따뜻한 편지를 보내주어 고맙습니다"라며 "가족들 모두 건강하시길 바라며, 새해에 다시 만나길 기원합니다"라고 새해 인사를 했다.

친서를 공개한 지 1시간 40분 뒤 페이스북에 올린 이 글.

과연 김정은 위원장은 읽었을까?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지난 24일 "김 위원장과의 다음 정상회담을 고대한다"라는 유화적 메시지를 트위터에 올렸다.

이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종종 김 위원장을 향한 메시지를 트위터를 통해 전달해 왔다.

김 위원장은 한국과 미국 정상들이 SNS에 자신을 겨냥해 올리는 메시지를 어떻게 접하고 있을까?

'통전부가 더 큰 역할'

북한이 한국의 방송, 언론, 여론 동향 등을 모니터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박영자 통일연구위원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남한이 북한을 아는 것보다 북한이 남측 정보를 훨씬 많이 본다"며 북한의 조선노동당의 통일전선부에서 대남사업 하는 인력들이 매일 남측의 방송, 언론, 정보, 여론 동향 등을 구분해서 수집한다고 말한 바 있다.

통일전선부는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이끄는 기관이다. 1977년 정식 조직이 됐고, 남북 대화와 같은 공식 협력 사업과 더불어 대남·해외 공식 및 비공개 공작사업, 선전·심리 사업, 우상화 교육 사업 등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위원장이 얼마나 빨리, 얼마나 자주 문 대통령의 페이스북 글과 같은 SNS 글을 보고 받는지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보고 기관과 보고 방식은 추측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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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서신

정영태 통일연구원 소장은 BBC 코리아에 "일반적으로 대외 관계 관련 (SNS 글)은 노동당 내에 전문 보고하는 기관 있다. 바로 통일전선부다"라며 "(통일전선부장) 김영철 통해 올라갈 수도 있고 작은 사안은 전문적으로 특별히 해서 다른 인물을 통해 올라갈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정 소장은 "일반적으로 우리는 북한 체제는 수령이 다 지시해서 업무가 이뤄질 것으로 보지만, 북한에는 각 분야별 전문 부서가 있고 각 부서가 정리해서 김정은에게 보고한다"라고 덧붙였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카운터파트인 리선권이 이끄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도 남측 SNS 글을 수집할 수 있다고 정 소장은 덧붙였다. 하지만 지금으로 봤을 땐 조평통보다는 "통전부가 더 큰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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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북한은 독자적인 인트라넷을 구축해서 외부 정보를 차단하고 있다. 일부만이 자유롭게 인터넷을 쓸 수 있다

IP 주소 1500개

북한은 독자적인 인트라넷을 구축해서 외부 사이트를 비롯한 외부 정보를 차단하고 있다.

하지만 통전부와 조평통 같이 대남 사업을 하도록 재가를 받은 특수 부서들은 자유롭게 인터넷을 쓸 수 있다고 알려진다.

함흥컴퓨터기술대 교수 출신인 김흥광 NK 지식연대 대표는 BBC 코리아에 "(북한은) 1500개의 IP주소를 갖고 있다. (문 대통령 페이스북 글을) 직접 볼 수 있다"라며 "정찰총국과 같은 특수 부서들은 남한에 인터넷 전체를 모니터하고 있다. 유튜브뿐 아니라 트위터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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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이 통전부, 조평통, 정찰총국에서 다 보고를 받고 있을 수도 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의 '3층 서기실의 암호'에는 북한의 보고 체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있다. 태 전 공사는 "부처 간 협의가 북한에는 없다"라며 예를 들어 외무성과 당 국제부 사이 토의가 필요한 사안이라 하더라도, 외무성은 외무성대로 보고하고, 당 국제부는 당 국제부 대로 보고한다고 썼다.

태 전 공사는 "이런 구조가 김정일을 '신과 같은 존재'로 만든다"라며 "이러한 시스템은 김정은에게까지 그대로 이어지게 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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