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신년사 분석: '핵 보유국 지위, 비핵화 강조하며 미국에 다시 공 넘겨'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Image copyright Lee Jae Myung/News1
이미지 캡션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올해로 7년째를 맞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육성 신년사.

양복 차림으로 소파에 앉아 신년사 발표를 한 김정은 위원장은 핵 보유국 지위를 강조했다.

또 비핵화와 관련한 미국의 선제적 상응조치를 요구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새로운 노선으로 갈 수 있다고 위협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북미정상회담 의지도 피력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신년사를 어떻게 바라볼까?

전문가들은 올해 신년사 내용이 평이한 수준이라며 판을 깨지 않지만 전향적인 비핵화 조치를 내놓지도 않는, 즉 전반적으로 기존의 입장을 재차 강조하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다만 대미-대남 관계에 예상보다 공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데 동의했다.

김 위원장이 "언제든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고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지만 미국이 제재와 압박을 지속한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박사는 이에 대해 '미국에 대한 일종의 경고'라고 평가했다.

"미국에 대해 선제적 상응조치가 없다면 새로운 노선을 갈 수 있다고 이야기했거든요. 미국이 상응조치를 안한다면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속셈을 드러낸 것으로 보입니다."

신 박사는 또 "북한이 자신들의 핵무기를 제조, 사용, 이전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에 주목했다.

자신들의 핵 보유국 지위를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 박사는 김 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 언급이나 비핵화 의지는 새로울 게 없다며, 다만 고위급 회담이나 실무 회담 없이 비핵화 신고, 검증을 정치적으로 타결하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박원곤 한동대학교 교수는 올해 신년사의 핵심은 대외관계로, 결국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핵무기를 더이상 생산하지 않는다는 비핵화 의지를 재천명하는 동시에 '공'을 다시 미국에 넘긴 것이라는 설명이다.

"핵무기에 대한 추가 생산이 없다고 명확히 밝혔는데 이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전제조건없이 빨리 하자, 그것을 통해 통 큰 결정 통해 합의를 이루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결국 미국 행정부가 아닌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Image copyright 뉴스1
이미지 캡션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서신

한편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국에 대해서도 전반적인 압박 기조를 표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아무런 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은 결국 대북제재와 관계없이 남북관계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박원곤 교수는 "신년사 속 대남정책은 절제된 언어를 쓰기는 했지만 확실히 압박을 느낄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국제사회의 제재를 돌파해서 기존의 4.27 판문점선언, 9.19 공동성명을 이행하자, 한단계 더 나아가서 금강산과 개성까지 언급했으니 명확하게 제재 상관없이 기존 합의 진전시켜라, 그건 한국에는 적잖은 부담이 되는 거죠."

김정은 위원장이 한미연합훈련과 전쟁장비 반입이 완전히 중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싱가포르 합의 등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범철 박사는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이나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것은 대규모 연합훈련은 연기하더라도 소규모 훈련은 진행한다는 인식 공유가 있었다"며 "이렇게 북한이 다시 훈련 전면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어찌 보면 싱가포르 합의 등의 정신에도 위배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박사는 아울러 올해 신년사에서 '자력갱생'과 함께 북한의 주요 에너지원인 '석탄'이 강조됐다며 이는 미국과의 협상 장기화에 대한 대비 차원이라고 평가했다.

관련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