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 호주 망명 시도 사우디 여성, 송환 위기 넘겨

호주 망명을 요구한 라하프 무함마드 알-쿠눈 Image copyright AFP
이미지 캡션 호주 망명을 요구한 라하프 무함마드 알-쿠눈

아래는 영국 공영방송 BBC 뉴스의 한국어 라디오, BBC 코리아 방송의 2019년 1월 7일 보도입니다.

[앵커] 호주로 망명하려던 한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이 경유지인 태국에서 억류되면서 강제송환을 막아달라고 호소하고 나섰습니다.

이 소식이 인터넷으로 퍼지면서, 태국 정부는 강제 송환 결정을 일단 취소한 상태인데요.

자세한 소식, 서명진 기자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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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7일 BBC 코리아 방송- 태국 정부는 망명을 요구한 사우디 소녀를 본국 송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 난민 고등판무관이 오기 전까지 저는 이 방에서 나가지 않겠습니다"

[기자] 18세의 사우디 여성, 라하프 무함마드 알-쿠눈.

투숙 중인 호텔 방문을 걸어 잠그고, 그를 강제 출국시키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이민당국자의 면담을 거부했습니다.

지난 5일, 쿠웨이트에서 출발해 태국에 도착한 그는 호주로 넘어가 망명을 신청할 생각이었죠.

"사우디에서는 저는 어떤 권한도 없어요. 가족들은 저를 심하게 대했어요.

인터넷을 통해 이렇게 제 얘기가 세상에 알려졌으니 가족들이 저를 죽이려 할 겁니다"

알-쿠눈은 더 이상 이슬람교를 믿지 않겠다고 선언해, 가족들의 폭력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집니다.

에스더 마마니 캐나다 워털루 대학 정치학 교수는 알-쿠눈처럼 사우디의 여성 억압으로 도망치는 젊은 여성들이 적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Image copyright EPA/THAI IMMIGRATION BUREAU
이미지 캡션 한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이 호주로 망명하겠다고 밝혔다

사우디 여성들의 모든 활동에 남성 보호자를 요구하는, '보호인 제도'가 주된 이유로 꼽힙니다.

"보호인 제도로 여성은 아이 취급당합니다. 자녀가 있는 45살 여성이라도 남성 보호자가 필요하죠. 기혼 여성이면 남편이 보호자가 되고, 남편이 없는 여성에겐 친인척 중 남성이 보호자가 됩니다. 18살짜리 조카가 45살 여성의 보호자가 될 수 있는 거죠. 외출부터 신용카드를 만드는 것까지 남성 보호자의 허락이 있어야 합니다."

알-쿠눈이 방콕에 도착하자마자, 태국 당국은 태국 방문 사증이 없다면서 그를 쿠웨이트로 추방할 방침이었습니다.

그러나 알-쿠눈의 사연이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로 퍼지면서 태국 당국도 태도를 바꿨습니다.

태국 정부는 추방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그의 요구를 받아들이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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