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북한, 미중 경쟁 구도 속 중국의 영향력 약화 우려'

리설주와 김정은 Image copyright EPA
이미지 캡션 리설주와 김정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4차 방중이 전격 성사되면서 그 의도와 목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거듭 강조한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왜 이렇게 급하게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러 갔을까?

현재 미국과 중국 간 전략적 경쟁 구도 속에 불안해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급하게 중국을 방문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과거 미중 경쟁구도 속에서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던 중국이 지난해 말부터 자국의 이익 보호를 위해 미국과의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이 미국의 눈치를 볼 경우 북한의 대미 협상력은 눈에 띄게 약화될 수 있다"며 "북한은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발을 뺄까 불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입장에서 본다면 미국이 중국을 전방위적으로 강하게 압박하니까 중국이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고 자국의 대미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한반도 문제에 대해 미국의 눈치를 보거나 북한을 교환할 수 있는 협상 카드로 생각한다면 북한으로서는 매우 우려할 수 있는 상황이죠."

이번 4차 회담으로 중국의 대한반도 영향력은 높아지겠지만, 미국의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오히려 중국이 먼저 한반도 문제에서 한발 물러설 수 있다는 해석이다.

따라서 "중국이 한반도 문제로 인해서 미중 사이에 무역 협상이나 전방위적인 압박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사거나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도록 조심하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김 교수는 전망했다.

이태환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무엇을 원하는지, 미국과 어떤 논의를 하고 있는지 궁금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중국 측 설명을 들어볼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Image copyright NICOLAS ASFOURI/AFP/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탄 자동차 행렬이 베이징 시내를 지나고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북한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중국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 센터장은 아울러 "북한이 미국을 혼자 상대하기 보다는 중국과도 충분히 협의하고 있다는 모습을 미국에 보일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현 정세에서 중국이 북중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일종의 위험 부담을 감수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만큼 미중 간 무역전쟁이 중국에게 불리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때문에 이번 북중 정상회담은 이전 세 차례의 회담과는 달리 비핵화에 대한 전향적 조치들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고 박원곤 교수는 강조했다.

"미국이 중국을 워낙 강하게 몰아 부치니까 지난번 미중 간 고위급 회담에서 제재의 필요성에 대해 중국이 동의를 했고 작년 9월 말 이후 중국은 기본적으로 미국에 보조를 맞추는 양상을 보이고 있죠. 따라서 이번 4차 방중에서는 중국이 북한에게 전향적이고 과감한 조치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편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박사는 2차 북미회담 이전에 북중 간 연대 강화를 비롯해 평화협정 추진에 대한 중국과의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이번 방중 일정에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이 포함됐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이 급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며, 북미 정상회담 관련 협상이 급진전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박 박사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