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두살배기 아들 잃은 엄마, 살해 사건 재현한 영화 후보작에 오르자 분노

영화 '디테인먼트(Detainment)'에서 살인자를 연기한 아역 배우들 Image copyright Vincent Lambe
이미지 캡션 영화 '디테인먼트(Detainment)'에서 살인자를 연기한 아역 배우들

1993년 아들을 잃은 엄마가 자신의 아들을 죽음을 다룬 영화가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자 "역겹다"며 유감을 표했다.

당시 두살배기였던 제임스 벌거는 10세 소년 2명에 의해 살해당했다.

영화 '디테인먼트(Detainment)'는 실제 경찰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사건을 재구성한다. 22일 발표된 제 91회 아카데미상 시상식 최종후보작 명단을 보면 영화는 '라이브-액션 단편영화' 분야에 후보로 올랐다.

제임스의 엄마 데니스 퍼거스는 트위터에 "소위 '영화'라고 하는 것이 만들어지고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것이 얼마나 역겹고 화가 나는지 다 표현 못 할 정도다"라고 썼다.

영화를 감독한 아일랜드 출신 빈센트 램은 퍼거스에 영화가 그들을 불쾌하게 만들었다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30분 분량의 영화는 잉글랜드 북서부 머지사이드의 한 쇼핑몰에서 10세 소년 로버트 톰슨과 존 베너블즈가 제임스를 납치하기 전후 과정을 재현한다.

9만 명이 넘는 사람이 22일 후보작 명단이 발표되기 전에 영화를 후보작 명단에서 빼달라는 청원에 서명했다.

한편 마이클 히긴스 아일랜드 대통령은 영화가 후보로 발표되자 아일랜드 출신 감독의 영화가 후보가 된 것을 축하한다고 트위터에 썼다.

지난달, 퍼거스는 ITV에 램 감독이 아들 이야기를 자신 경력을 쌓는 데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화는) 아카데미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며 "누군가의 슬픔을 자신의 경력을 쌓고 이름을 높이는 데 이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에게 상의도 없이 아카데미 후보작 명단에 올린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사람들이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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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제임스 벌거

퍼거스는 제임스를 살해한 소년들의 형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소년들은 적게는 8년 형을 선고 받았다. 아울러 "그를 떠나 보낸다(I Let Him Go)"라는 책도 출판했다.

램 감독은 제임스의 부모님이 나서기 전 BBC와의 인터뷰에서 "가해 소년들을 인간적으로 그리기 때문에 제임스 부모가 불편해할 것을 안다. 하지만 영화를 만든 목적이 그들을 더 비통하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님을 알아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만든 목적은 불과 10세밖에 되지 않은 소년들이 왜 그런 일을 했는지 이해하려는 것이며, 그들이 저지른 살해의 원인을 이해하지 못하면 또 다른 범죄가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퍼거스의 첫 언론 인터뷰 후 램 감독은 성명을 내 "벌거 가족에 매우 깊은 연민을 갖고 있으며, 영화가 그들을 불쾌하게 만들었다면 정말 죄송하다. 그리고 늦었지만,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퍼거스 부인에게 미리 알리지 못한 것 역시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또 "영화는 금전적 목적을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고, 영화 제작에 참여한 그 누구도 영화로 이득을 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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